[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9월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도 안 부럽다. 손흥민(24·토트넘 핫스퍼)이 화려한 9월을 보냈다. 소속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44)도 마찬가지.
둘은 올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을 떠날 수도 있었다. 손흥민은 독일로, 포체티노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하지만 마지막에 잔류를 선택했다. 옳은 결정이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9월에 반전을 그렸고 올 시즌 축구종가 잉글랜드 무대에서 우승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의 9월은 슈퍼스타, 슈퍼감독들보다 화려하다.
손흥민은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독일 볼프스부르크로 날아갈 뻔했다. 시즌 초반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처럼 보였다. 손흥민 스스로도 뛸 수 있는 곳을 원했다. 토트넘이 만류했고 잔류했다. 그리고 180도 달라진 활약으로 9월을 자신의 달로 만들었다.
손흥민은 9월에 다섯 경기(정규리그3, 챔피언스리그2) 동안 다섯 골과 한 개 도움을 했다. 덕분에 영국 최고 스타가 됐다. 영국 국영방송 스카이스포츠가 선정한 '파워랭킹' 7주차 순위에서 1위(1만1545점), 영국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닷컴'에서 프리미어리그 선수 랭킹 1위(8.83점)에 올랐다. 영국 내 최고 이적생이라고 했던 케빈 데 브루잉(맨체스터시티), 사디오 마네(리버풀), 아스날 간판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 등을 넘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맨유로 갈 뻔 했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루이스 판 할 다음으로 차기 사령탑으로 포체티노도 염두해 두고 있었다. 맨체스터 한 식당에서 같이 점심식사를 하고 나오는 모습이 영국 언론들에 의해 포착되기도 했다. 퍼거슨 감독은 '식사 제의'로 유명하다. 그는 조제 무리뉴, 펩 과르디올라 감독 등과도 과거 맨유 사령탑을 식사를 하면서 넌지시 제의한 바도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의 현 발전 속도와 자신의 색깔이 완전히 녹아들고 있는 상황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는 올 시즌 우승후보로 떠오른 맨체스터시티를 어렵게 만드는 유일한 팀으로 각광 받았다. 그의 압박 전술과 공격적인 축구가 효과를 봤다.
손흥민과 포체티노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서 선정하는 9월 '이달의 선수', '이달의 감독'을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시즌이 개막하기 전 "토트넘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될 지는 이번 시즌에 달렸다"면서 기존의 선수들과 포체티노 감독을 지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토트넘은 결국 모두 잔류시키고 한 단계 성장하면서 리그를 강타하고 있다. 손흥민은 달라진 모습으로 토트넘에 새로 합류한 이잭성이나 다름 없는 활약을 하고 있다.
이 흐름이 10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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