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캐나다계 선주사인 시스팬이 한진해운 좌초를 계기로 한국 정부가 직접 국영 컨테이너선사를 운영해야 한다며 요구하고 나섰다.
1일 해운 전문 외신인 로이드리스트에 따르면 게리 왕 시스팬 최고경영자(CEO)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국영 선사인 코스코에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처럼 한국 정부도 직접 나서 컨테이너선사를 운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진해운 선박에 발에 묶인 화물의 가치가 140억달러에 달하고,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의 파장이 2008년 리먼브라더스 붕괴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에 견줄 만큼 상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로 인한 추가요금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팬은 120여척의 컨테이너선을 보유한 컨테이너선 선주사다. 한진해운은 이 회사로부터 1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7척을 빌려 운영 중이며 현재 2000만달러 가량의 용선료를 연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개 선주사가 우리 정부를 직접 컨테이너선사를 운영하라고 훈수를 두는 모습은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스팬은 과거 용선료 협상 때에도 협상 초기부터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여론전을 펼치며 한진해운을 압박해 왔다.
시스팬은 '용선료를 인하해주느니 차라리 선박을 거둬들이겠다', '대주주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자금 지원을 해야 한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진해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시스팬은 한진해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동의를 조건으로 용선료 조정 협상에 합의했고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법원에 채권자로 등록돼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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