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자율출퇴근제 실시…"직원 행복이 곧 은행의 자산"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신한은행이 이번 주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와 자율 출퇴근제를 포함한 '스마트근무제'를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미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기업이 실시하고 있지만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은행권으로서는 이 같은 제도 도입이 처음이다. '리딩뱅크' 신한은행이 은행업권의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최근 월례조회에서 "스마트근무제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효율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도입 취지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주 개최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강조한 '풍림화산(風林火山ㆍ상황에 따라 군사를 적절히 운용해야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의 전략적 유연함과도 맥을 같이 한다.
재택근무는 상품 기획ㆍ디자인 등 은행 전산망을 사용하지 않고도 일할 수 있는 직군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또 정보통신기술(ICT)ㆍ연구조사ㆍ데이터 분석 등 꼭 기존 사무실로 오지 않더라도 단독으로 업무 수행이 가능한 직군이라면 강남ㆍ죽전ㆍ서울역 등 3곳에 설치된 '스마트워킹센터'에서 근무가 가능하다.
자율출퇴근제의 경우 육아문제나 글로벌 협업 등 직원의 생활패턴에 따라 하루 9시간(휴게 1시간) 근무만 지킨다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조 행장은 이날 스마트워킹 강남센터 오픈식에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직원 행복과 은행 발전이 동시에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은행내에서 유명한 '행복 예찬론자'다. '직원의 행복은 곧 은행의 자산'이란 말을 달고 다닌다. 주변 임원들에게도 "먼저 행복한 리더가 돼 주위에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이번 스마트근무제 역시 그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직원 행복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조 행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1인 1취미 갖기'를 장려하는 동시에 스스로도 마라톤과 농구 등을 즐기는 '운동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조 행장은 지난 22일 지병으로 별세한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의 빈소에서 유가족과 함께 상주 노릇을 하며 사흘 내내 조문객을 맞았다. 당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진행 중이던 조 행장은 서 전 행장이 별세했다는 소식을 보고받자마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빈소로 달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 잘하는 사람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일도 잘 한다"는 조 행장의 새로운 실험이 신한 특유의 끈끈한 조직 문화에 어떻게 접목될 지 궁금하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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