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도용 크리스탈제이드 딤섬 셰프
18개 매장 레시피·제조교육 도맡아…시그니처 메뉴로 자리잡은 '4색 소롱포' 매출 30% 쑥쑥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딤섬을 잘 만들려면 손이 부드러워야한다. 섬세함을 요하기 때문이다."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이었지만 손마디는 툭툭 불거져있었다. 천성적으로 타고난 섬세함을 딤섬요리를 통해 풀어냈던 지난 20여년간의 그의 조리 세월을 손가락 마디마디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21일 크리스탈제이드 소공점에서 만난 도용 크리스탈제이드 셰프는 "딤섬은 일의 숙련도가 더욱 필요로 하고 고되기 때문에 셰프들 사이에서 비인기 종목으로 불리지만, 내게는 천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인인 도용 셰프는 국내 18개 매장의 크리스탈제이드 딤섬 요리를 총괄하며 레시피에서부터 품질점검, 제조교육, 딤섬 전문 셰프 육성까지 섭렵하고 있다. 2000년 크리스탈제이드 싱가포르로 입사해 딤섬 전문매장인 '라미엔샤오롱바오'서 8년간 근무했다. 이후 한국과 연을 맺은 것은 2009년. 크리스탈제이드가 2010년 매일유업으로 인수되기 전부터 합류했다. 그의 능력을 인정한 싱가포르 본사에서 한국에 딤섬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특별 파견한 것. 도용 셰프는 라미엔샤오롱바오의 최고 소롱포 딤섬 셰프인 강예민 셰프의 엄격한 수련을 거친 5대 수제자 중 한명으로, 그 중에서도 가장 실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특기 메뉴는 크리스탈제이드의 시그니처 메뉴인 상하이식 딤섬 소롱포로, 현지 그대로의 소롱포 맛을 내는 국내 유일의 셰프다.
한국에 딤섬문화를 알리라는 특명을 받은 도용 셰프는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쏟아냈다. 지난 4월 나온 '4색 소롱포'가 대표적이다. 4색 소롱포는 도용 셰프가 새롭게 개발한 메뉴로 오리지널, 부추, 게살, 마라 등 4가지 맛을 내며 만두피에 빨강, 노랑, 초록으로 색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만두피에 입힐 천연색소를 발굴하는 데에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이후 소롱포가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잡으며 지난해 크리스탈제이드는 매출이 전년대비 30%이상 신장했다. 현재 현대무역점, 압구정점, 파미에스테이션점 등에서 딤섬 매출이 20~30% 정도 될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면서 브랜드의 전체 매출 증가에 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부산 센텀시티몰점 역시 도용 셰프가 직접 매장 오픈에 참여, 현지 레시피를 전수했다. 매장 개점 전부터 고객들이 입소문을 듣고 와 영업 2주 만에 소롱포가 품절되기도 했다. 도용 셰프는 국내 머무른 지 올해 7년째지만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른다. 본인이 맡은 딤섬 요리에만 열중하다보니 한국인들과 따로 어울려 놀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로지 딤섬 하나만 보고 매달리는 고집스러운 외골수다.
도용 셰프는 "한국 크리스탈제이드의 후배 요리사들의 딤섬 교육을 직접 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중국 현지와 동일한 수준의 실력을 갖춘 '한국인 딤섬 전문가'를 키워내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딤섬 인재 육성에 대한 포부를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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