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양국 간 기싸움이 뜨거워지고 있다.
시 주석은 오는 22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시애틀을 시작으로 방미 일정에 나선다. 이어 워싱턴DC에서 백악관 국빈만찬(24일)과 정상회담(25일) 등을 갖고 뉴욕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28일엔 유엔 총회 연설로 6박7일간의 방미 일정의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대규모 열병식을 통해 경제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미국에 맞설 준비를 갖추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한 여세를 몰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마주 앉는 모양새다.
중국의 의도가 확연한 만큼 미국은 준비협상부터 치열한 기싸움을 벌여왔다. 미국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힘들었던 의제들을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중국해 영유권 확장 문제와 불공정 무역 관행, 사이버안보ㆍ해킹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것이 워싱턴 외교가의 시각이다.
분위기는 중국보다는 미국에 유리해졌다는 관측이다. 중국은 최근 한 달간 위안화 절하 쇼크로 몸살을 앓았다. 급속한 경제 성장은 중국을 강대국으로 부상시킨 원동력이다. 성장 엔진이 불안해지면 중국과 시 주석의 위상 및 발언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중국 경제 불안감이 시주석 방미의 의제와 분위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시 주석에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미도 악재다. 공교롭게 일정이 상당히 겹친다. 오는 22일 워싱턴DC를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음 날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뒤 24일엔 상하원 합동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25일엔 뉴욕에서 대규모 미사를 거행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난민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과감히 자신의 견해를 밝히며 국제사회의 여론을 주도해왔다. 교황의 역사적 방미가 시 주석의 야심 찬 미국 국빈 방문 효과를 상당 부분 잠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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