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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친일 기업 이케아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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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친일 기업 이케아의 두 얼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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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의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르는 10대 시절 스웨덴 나치 운동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두번이나 사과했다. 자신의 자서전에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는가 하면, 지난 1994년 직원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케아코리아도 벽걸이 지도에 동해(East Sea)를 일본해로 표기한 사실이 논란을 일으키자 두 번 사과했다. 지난 17일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한 번, 지난 19일 이케아 광명점에서 열린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한 번.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잉바르의 사과는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했지만, 이케아코리아의 사과는 오히려 한국 소비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케아코리아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라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제품에 대한 리콜 또는 판매중지였다. 하지만 이케아코리아는 "리콜은 없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팔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 식 대책에 불과하다.


한국 소비자에 대해 철저한 시장조사를 했다는 이케아코리아는 정작 한국인의 정서를 잘 모르고 있다. 식민지 시절 아픈 역사와도 얽힌 동해 표기 문제는 한국인에게 나치 문제만큼이나 무거운 사안이다. 이케아코리아가 이를 간과했든 무시했든 진정성 없는 사과로 넘어가기에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일본해 표기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쉬쉬했던 것은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나 다름없다. 과연 이케아는 한국에서 돈만 벌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한국 소비자들을 '호갱'으로 여기는 것일까.

이케아 광명점은 내달 18일 문을 연다. 연면적만 13만1550㎡에 달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이케아 매장이다. 그러나 정작 한국의 소비자들은 그 매장 크기에 준하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케아코리아가 정말로 한국 소비자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면 진정성이 담긴 실질적 사과가 필요하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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