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복지의 새로운 이정표 세우겠다”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광산문화예술회관이 가득 찼다. 548석이 모자라 사람들은 계단 통로에 골판지를 깔고 앉았다. 광산문화예술회관의 초만원 사례는 2012년 10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이후 처음.
지난 19일 오후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이사장 양동호·이하 ‘투게더광산 나눔재단’) 창립대회 모습이다.
▲ 대형 행사장 가득 메운 사람들의 한결같은 바람 ‘복지 공동체’
투게더광산 나눔재단은 민과 관이 힘을 합쳐 만든 비영리 공익 복지법인이다.
‘민관합동’ 복지법인은 전국적으로 10여 곳이 넘지만, 기금 출연부터 운영까지 순수하게 민간이 주도하는 법인은 투게더광산이 처음이다. ‘투게더광산 나눔재단’은 지자체가 거액을 출연하는 대신, 사회복지인들이 모금에 나서는 민간 주도로 태어난 것.
이전의 투게더광산은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산하의 임의기구였지만, 재단이 된 지금은 독자적으로 활동해 복지자원의 발굴과 배분을 보다 신속하고 폭넓게 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존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전달이어서 나눔이 배려계층에 집중됐지만, 앞으로는 배려계층 지원과 함께 마을 공동체 만들기 지원도 가능하다.
광주복지공감플러스 박종민 사무처장은 “중앙·지방정부의 일방적이고 시혜적인 복지가 한계에 놓인 상황에서 지역사회가 나눔 공동체를 구성해 실천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며 “서로 나누고 도우면서 돕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의 관계를 살린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라고 투게더광산 나눔재단의 출범을 평가했다.
▲ “민간주도 재단으로 대한민국 복지 이정표 세울 것”
현재 ‘투게더광산 나눔재단’이 보유한 기금 4억2,100여만 원은 개인과 기업, 단체 등 오로지 민간 영역 600여 주체의 힘으로 마련했다.
민간주도 방식의 복지법인을 만든 핵심적인 이유는 ‘독립’이다. 정치환경 변화 또는 힘 있는 외부 세력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눔공동체 만들기에 매진하기 위해서다.
양동호 이사장은 창립대회에서 “그동안 활동하면서 나눔은 정의이고, 평화이고, 연대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대한민국 복지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양 이사장은 “1만 투게더광산 나눔가족을 최우선 목표로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 복지 사각지대 약자 지원·마을 공동체 복원으로 복지자원 강화
‘투게더광산 나눔재단’은 특유의 자발성을 살려 이웃들이 서로를 보살피고, 지역의 대소사를 함께 해결했던 옛 마을공동체의 가치를 복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마을의 복지 리더를 양성하고, 동시에 발굴사업을 활발히 펼쳐 마을(洞)의 복지자원을 두텁게 확보할 계획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과 사회적 약자를 우선 지원하고, 전체 주민을 위한 보편적 복지를 실현한다고 정관에 명시했다. 동시에 현장의 복지시설과 복지활동가를 지원하고, 행정과 민간의 복지 거버넌스를 추구한다.
이날 창립대회에서는 ‘나눔은 정의’라는 투게더광산 철학을 세운 故 김국웅 초대 투게더광산추진위원장을 대신해 부인 김군자 여사, 김병우 대성유리공업 대표, 오경수 광산구 자치안전국장이 재단 설립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
또 오상채(74) 씨, 홍빛나(28) 씨, 홍정효(22) 씨가 각각 어르신, 결혼이주여성, 청년을 대표해 참여이사 임명장을 받았다.
투게더광산 나눔재단은 투명하고 민주적인 운영을 위해 직능·세대·성별을 고루 포괄하는 참여이사제를 운영한다. 100명으로 꾸리는 참여이사는 재단 이사회와 모든 위원회에 참여해 정책건의를 할 계획이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광주, 광산 그리고 대한민국 복지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날”이라며 “최선을 다해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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