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한국리츠협회장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에 대한 오해가 너무 많다. 부동산시장이 안 좋은 것은 주거용 시장을 말하는 거다. 상업용 시장은 그렇지 않다. 현재 리츠 수익률은 채권보다 높고 안정적이다. 리스크가 큰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어려운 일반인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빌딩 등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게 만든 상품이 바로 리츠다."
김관영 한국리츠협회장은 리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1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다. 김 회장은 "리츠는 2001년 법 제정 이후 2011년까지 약 10년 이상 운용되면서 연평균 15% 이상의 수익률을 실현했다"며 "이는 주식이나 채권 수익률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2002~2011년 리츠 평균 수익률은 15.9%다. 기업구조조정(CR)리츠는 19.7%, 위탁관리리츠는 7.3%, 상장리츠는 29.9%다.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8.3%다. 종류별로 CR리츠가 9.9%, 위탁관리리츠는 6.4%, 상장리츠 6.0%다.
상장 리츠만 200여개에 이르는 미국의 경우 리츠 수익률이 채권보다 1.5~2.0%포인트 더 높다. 리츠협회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리츠 수익률은 3% 후반대지만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 후반대다.
수익률이 높다지만 리츠시장은 매우 열악하다는게 김 회장의 주장이다. 지난해 상반기 미국의 리츠 시가총액은 682조원 규모다. 호주는 108조원, 프랑스는 68조원, 일본 55조원, 영국 51조원, 싱가포르 42조원, 홍콩 23조원이다. 한국은 2000억원에 불과하다. 상장 리츠 수도 미국은 189개에 달하고 일본도 35개지만 한국은 단 8개다. 리츠 시장 규모도 작년 말 기준 국내는 9조5000억원에 그친다. 미국은 724조원이고 비슷한 시기에 리츠를 도입한 일본은 87조원이다.
김 회장은 이런 이유를 과도한 리츠시장 규제로 꼽는다. 김 회장은 "지금 리츠는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기간이 1~2개월로 길게 걸린다"며 "여기에 투자자를 공모하는데 2~3개월 걸려 총 5~6개월 소요되는데 이를 기다릴 투자자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리츠와 성격이 비슷한 부동산 투자의 경우 금융위원회에 등록만 하면 되고 기간도 15일 정도 걸린다"며 "리츠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현재 자기관리리츠는 이익의 90%를 배당하고 있고 법인세까지 내고 있는데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는 이것을 이중과세로 봐 법인세는 면제해주고 있다"며 "리츠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가지 발목잡는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츠를 활성화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일반 국민들을 위해서라고도 했다. 김 회장은 "리츠의 설립 목적은 일반인들이 주식을 통해 회사 주주가 되는 것처럼 빌딩 등 좋은 부동산에 리츠 형태로 사서 투자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좋은 제도"라며 "부동산펀드도 비슷하지만 여기에는 기관투자자나 자산이 매우 많은 개인만 투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이어 "광화문 파이낸셜센터 등 우량 부동산이 많은데 이런 것들을 싱가포르투자청이 소유하고 있다"며 "리츠가 활성화됐다면 랜드마크격의 좋은 부동산에 한국 일반인들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한양대 경상대 교수를 지낸 김 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 자산관리회사 제이알투자운용을 설립, 대표이사가 됐다. 제이알투자운용은 국내 리츠 회사 가운데 최초로 호텔을 투자 상품화하고 유일하게 병원 부동산(차병원 '차움')을 보유한 회사다.
금융위기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안정적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는 그는 "운 좋게 창사 이래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 오피스빌딩, 호텔 등을 뛰어넘어 상가와 물류창고, 해외시장 쪽도 새롭게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츠는 자본시장에서 발전가능성이 큰 상품인데 국내에선 제도상의 유연성 부족과 홍보 미흡으로 발전이 더디다"며 "협회장으로서 앞으로 리츠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홍보를 강화하는데 협회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