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의 장본인이 박희태 국회의장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은 9일 "(박 의장 측 관계자가)여러 의원실을 돌아다니면서 돈배달을 한 게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보고받은 바로는 (박 의장 측 관계자가)노란색 돈봉투 하나만 달랑 들고 온 것이 아니라 쇼핑백 크기의 가방 속에 똑같은 노란색 봉투가 잔뜩 끼어있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고 의원은 또 "일부 언론이 돈봉투 들고 온 사람이 마치 K수석(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인 것처럼 보도했는데 이는 정확한 사실과 다르다"면서 "현재 검찰이 사건을 수사중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설명은 드릴 수가 없다"고 했다.
고 의원은 "이것(전당대회 금품살포)이 일부에서는 지방 원외지구당의 운영경비를 충당하는 필요악적인 관행으로 생각되는 부분이 있는데 저는 이런 부분이 제도적으로 개선되고 타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여야를 떠나 이런 관행에 대해서는 분명히 근본적이고 시스템적인 쇄신을 해야 한다. 야당이 한나라당에 돌을 던지는 건 안 된다"며 자신이 폭로한 돈봉투 관행이 특정 정당만의 일은 아닐 것이라는 짐작을 밝힌 뒤 "어느 당이 어느 당을 비난하기 전에 이런 관행을 서로 깨끗하게 털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문으로 재점화된 재창당 논란에 관해 고 의원은 "저는 재창당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이처럼 후유증이 남을 수밖에 없는 낡은 시스템을 통해 (재창당을)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재창당을 한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고 돈봉투 안 뿌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해야 한다"고 했다.
고 의원은 이어 "지난해 봄부터 어느 신문사에서 기고를 해달라고 요청을 받았는데 복잡한 일들 때문에 시기가 11월로 미뤄진 것일 뿐"이라며 특정 시점이나 특정 인물을 고려해서 폭로를 한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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