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올 들어 임직원 영어실력 높이기에 나선 현대자동차그룹이 사내 교육을 아예 영어로만 진행키로 했다.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고위 관계자는 29일 "임직원 대상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영어가 세계적 추세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그룹 계열사 CEO 역시 "영어 강의를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전세계적으로 영어가 대세인 만큼 사내 강의 역시 이 같은 방향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인재개발원은 강의를 맡을 인재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인재개발원 고위 관계자는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인력을 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영어를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룹은 올 들어 임직원 영어실력 강화를 천명하고 승진시험에서도 영어 비중을 확대했다. 올 상반기까지 영어시험은 임원들에만 해당됐지만 하반기부터 과장, 차장 등 중간간부까지 영역을 넓혔다. 특히 시험 여건도 가혹해 외국인 시험관 5명과 맞붙어 질문에 즉답을 해야 한다. 웬만한 내공으로는 뚫기가 쉽지 않다.
또 지난달에는 양재동 본사에 영어 학습원인 '예스(Your English Space)'를 개설해 임직원들의 영어공부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곳에는 외국인 강사들이 상주하면서 방문하는 임직원들의 영어학습을 지도한다.
현대차가 사내 교육을 영어로 진행키로 한 것은 정의선 부회장의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현대차가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영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영어 강의 조치가 사내 영어학습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회사 임직원들은 스터디모임을 조직하거나 학원에 등록하기 시작했는데,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역시 자체적으로 조성된 스터디에 대해 외국인 강사를 투입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학원을 등록할 경우 비용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글로벌기업으로 본격 도약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면서 "점차 세련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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