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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부터 어긋난 알뜰주유소, 정유사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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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 첫발부터 미끌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정부가 기름 값 인하를 위해 추진중인 '알뜰주유소' 공급자 선정 입찰이 무산되면서 정부와 정유업계의 '불편한 관계'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알뜰주유소 영업을 개시하겠다는 정부 입장과 더 이상의 가격 할인은 불가능하다는 정유업계의 입장도 더욱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진행한 알뜰주유소용 석유제품 대량구매 입찰에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 3사가 참여하고도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것은 결국 '가격'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애당초 휘발유 1리터(ℓ)를 팔면 마진이 10~20원 밖에 남지 않는 상황에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50원이나 싸게 기름을 공급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 때문에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영업손실이 우려된다며 일찌감치 입찰 불참을 선언했고, 다른 정유사들도 내부적으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결정을 짓지 못하다 마감 직전에야 입찰서류를 제출했다.


가뜩이나 기름 값 인하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시점에 입찰에 불참하게 되면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될까 하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정유 4사가 입찰에 모두 불참할 경우 이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의혹을 받을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아무리 많은 물량을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정유사 입장에서는 결국 밑지고 팔게 되는 셈"이라며 "상반기에도 휘발유 값 100원 할인 행사로 손해를 본 상태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농협중앙회의 바잉파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정유사의 폴 주유소들이 계약이 종료되면 알뜰주유소로 갈아타는 업소들이 더욱 늘어나고, 그만큼 농협중앙회의 구매력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주유소에 일반 주유소보다 기름을 싸게 주면 일반 주유소 업주들이 반발할 게 뻔한데 전체 주유소의 10%인 알뜰주유소를 위해 90%의 일반 주유소를 등질 수 없다"며 "정부 기대만큼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재입찰 공고를 내고, 여의치 않을 경우 석유수입사를 통해 중국이나 일본산 휘발유를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일단 이번 입찰에 정유사 3곳이 입찰에 나선 것은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할 의사가 있다는 것"이라며 "알뜰주유소 공급자로 참여할 경우 유리한 가격 조건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결코 불리한 조건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입찰이 무산되면서 당초 다음달 중순부터 영업을 시작하려 했던 알뜰주유소 설립 일정도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애초부터 한차례 입찰로는 계약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어 왔다"며 "다만 정부가 연말까지 알뜰주유소를 세우겠다는 목표를 내건 만큼 입찰을 길게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인경 기자 ikjo@
오현길 기자 ohk041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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