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18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사흘째 진행되면서 국회의원들의 고성과 질타, 막말에 장관들이 적극 대응하고 간혹 나무라는 모습까지 광경이 연출됐다.
평소 차분하고 온화한 이미지를 보여왔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장에서 이용섭 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치렀다. 이 의원은 "복지가 더 발달된 스웨덴, 덴마크 등이 재정위기가 오지 않았다" "부자감세만 없었더라도 재정적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 감세효과 3분의 2가 서민,중산층에 돌아갔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이 "그건 말장난이다"고 반박하자 박 장관은 "국무위원에게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라고 받아쳤다. 박 장관은 나중에 이 의원이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자 "신중하지 못했다"고 한발 물러섰다.
박 장관은 이외에도 "엉터리 답변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서면으로 (요청)하시면 실무자들이 힘들다" 고 했다.
같은 날 오후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감장에서는 이채필 장관이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이 장관은 "아파트 경비노동자같은 감시단속 근로자의 '최저임금 100%' 적용이 늦어지고 있다"고 추궁받자, "임금이 늘어나면 그들의 직업이 줄어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의원님이 책임지시겠냐"고 따졌다.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이 장관은 "그들의 일자리도 보호하고 임금도 보호하는데 딜레마가 있어서 나온 말이다. 어려움을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앞서 19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국감에서는 9.15정전 책임을 추궁받던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감정을 폭발했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이날 "전력공급능력이 조작됐고 지경부가 묵인했다. 국민에게 허위보고를 한것"이이라 주장했다.
최 장관은 "정말 책임질 수 있어요. 국무위원이 국민에게 허위보고를 했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냐"고 발끈했다. 최 장관은 억울한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최 장관의 예기치 못한 강경발언에 당황한 강 의원이 "대고석죄(석고대죄를 잘못 발음)해도 부족할 판에.."라고 질타하고 김영환 지경위원장과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이 중재에 나서며 일단락됐다. 최 장관은 나중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반성하겠다"고 사과했고 10여분 동안의 정회 뒤 속개돼서는 "존경하는 강 의원님께 사과를 드린다"고 다시 자세를 낮췄다.
한 의원실 보좌관은 "의원들이 무조건적인 타박이나 윽박도 문제지만 행정부 수장으로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공개적으로 면박주는 듯한 모습도 문제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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