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당당한 인생2막 50+]“난 빵굽는 書畵공방 주인 평화로운 삶 참맛 찾았죠”

시계아이콘04분 3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베이커리&북 카페 낸 전직 CEO 김종헌씨

8년 전 한 남자가 길을 나섰다. 쉰여섯의 나이에 그는 꿈을 향해 간다고 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강원도 땅. 세상에 하나뿐인 카페를 만들겠다던 김종헌(64)씨. 책과 붓, 빵이 어우러진 자신만의 스타일로 독특한 북 카페를 냈다.


강원도가 빚어낸 아름다움 속에서 책을 벗삼아 인생의 새 희망을 쓰고 있는 이 남자를 만나고 싶어졌다. 기자가 춘천을 찾은 날은 구름이 많은 오후였다. 남춘천역에서 차를 타고 10여분 거리. 석좌동 한적한 교외에 자리 잡은 북 카페 ‘피스 오브 마인드(Peace of mind)’. 이름처럼 이곳이 그가 인생 2막의 평화로움을 찾은 곳이다.

[당당한 인생2막 50+]“난 빵굽는 書畵공방 주인 평화로운 삶 참맛 찾았죠” (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AD


고서·서예·빵이 있는 별천지 공간

무덤덤한 건물과 파라솔 하나 꽂혀 있던 테라스가 전부인 바깥 풍경과 달리 카페 안에 들어서자마나 딴 세상이 펼쳐진다. 여느 북 카페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150여 평 남짓한 공간. 벽을 온통 둘러싼 서예 작품과 빼곡한 책들, 타자기, 주판, 오래된 카메라와 계산기, 녹음기, 전축, 엘비스 프레슬리·나나 무스쿠리 같은 올드 팝 LP판에 짚신까지….


종적을 감췄던 희귀한 물건들이 수두룩한데다 처음 보는 것들 별천지다. 몇 백 년은 족히 돼 보이는 고서들이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하튼 범상치 않다. 잔잔하게 흐르는 클래식 선율이 어색한 듯 하면서도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김 사장을 만나러 갔을 때는 점심식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카트를 밀고 다니며 직접 손님을 맞고 서빙 하느라 무척이나 분주했다.


“시장하시죠? 우리 집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로 한 번 드셔보세요.” 바쁜 와중에 기자에게 점심부터 챙겨준다. 친근한 말투다. 푸근한 미소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는데 딱딱하고 권위적인 이미지는 볼 수 없었다.


이곳의 메뉴는 빵, 파스타, 스테이크, 수프, 샐러드, 샌드위치 등 대략 20가지를 기본으로 조합하기에 따라 수십 가지다. 인기 종목은 빵과 파스타. 모듬빵은 유기농 허브 식빵에 살구잼, 조린 바나나를 넣은 초콜릿, 허브를 섞은 버터, 올리브 발사믹 등 6가지 각기 다른 소스가 함께 제공된다. 색색의 갓 구은 식빵을 다채로운 맛으로 즐길 수 있다.


이어서 나오는 ‘그리씨니’라는 60cm짜리 긴 빵. 구수한 향에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럽다.


해물, 토마토 등 재료 본연의 향이 깊게 밴 신선한 파스타도 손님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식사와 곁들이면 풍미를 돋워주고 식후에 마시면 깔끔하게 입 안을 정리해주는 허브차도 반할 만한 아이템.


음식 맛도 좋지만 이색적인 곳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아까 구경하느라 눈이 휘둥그레졌던 고서와 서예 작품을 보러 오는 손님들이 많다. “철학·역사·종교 관련 책이 1만5000권, 한적 고서 1200권 등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셀 수 없이 많답니다.


서예 작품도 2000점가량 돼요. 600년 묵은 활자본도 있죠. 그래서 역사적으로나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작품들을 보러 가족 단위 관광객은 물론 서예가, 화가, 문학가 등 명사들이 찾고 있습니다.” 그의 눈빛에서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묻어난다.


어떻게 이런 카페를 꾸밀 생각을 했는지 물었다. “한 마디로 미친 거죠. 하하! 14살부터 자연스럽게 모으기 시작했는데 벌써 50년이나 됐네요. 고이고이 쌓아온 것들의 가치를 그대로 펼쳐내 보인 것뿐입니다.


북 갤러리인 동시에 우리나라 유일의 서예 전문 화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거예요. 요즘엔 우리 카페를 얘기할 때 ‘클래식 북 카페 앤드 파인 패밀리 레스토랑’이란 말을 직접 지어 사용하고 있죠.”


김 사장은 중학생 시절부터 붓을 잡은 서예인이기도 하다. 원곡 김기승, 소지도인 강창원, 송천 정하건 등 손꼽히는 대가들로부터 서예를 배운 실력파로 서예 전문 책도 냈다. 책과 글씨에 조예가 깊은 만큼 카페 구석구석 그런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이 카페는 또 다른 학습 공간으로도 변신한다. “주말에는 100분짜리 무료 영어강좌를 열어요. 회사에서 해외 무역업무를 담당하며 익혔던 영어를 잊지 않으려고요. 요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요. 외국인들이 한국 음식을 배우러 오기도 하죠. 장사만 하면 삶이 너무 허무하지 않나요?”


무엇보다 손님들의 마음을 끄는 건 집과 같이 편안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한쪽에는 서재 및 응접실도 따로 마련돼 있었다. “예전 서울에서 가족이 살던 집 내부를 그대로 옮겨 온 거예요. 마치 자기 집에서 편안하게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는 분위기죠.”


그랬다. 서점이기도 했고 갤러리이기도 했다. 골동품점이기도 했고 문화센터, 집이기도 했다. 이런 여러 색깔의 매력이 사람을 끄는 피스오브마인드의 진짜 매력인 듯 싶었다. 그의 인생2막 여정은 어쩌면 예견된 것인지도 모른다. 책, 서예, 빵…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으니까.


[당당한 인생2막 50+]“난 빵굽는 書畵공방 주인 평화로운 삶 참맛 찾았죠” (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당당한 인생2막 50+]“난 빵굽는 書畵공방 주인 평화로운 삶 참맛 찾았죠” 책과 붓, 빵이 어우러진 독특한 북 카페 ‘피스 오브 마인드’. 몇 백년은 족히 돼 보이는 고서부터 타자기, 오래된 카메라, 전축에 올드 팝 LP판까지 희귀한 물건들이 넘쳐난다(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책과 서예 함께하려 과감한 사표


김 사장의 하루 일과는 오전 7시 30분부터 시작된다. 매장을 청소하고 주방에서 빵 반죽을 한다. 오전 9시에는 장을 보고 11시부터 손님을 맞이해 밤 10시에 문을 닫는다.


시간 날 때마다 짬짬이 책을 읽고 원고를 쓴다. “하루 종일 ‘풀 가동’을 하려니 직장 다닐 때보다 더 바쁜 것 같아요. 주말에도 여기 지키느라 등산도 못 하고 있죠.” 말은 그렇게 해도 싫지 않은 내색이다.


김 사장이 서빙 및 고객 응대를 하면 그의 아내 이형숙(59)씨는 빵을 주로 만든다. 요리는 3명의 직원들이 돕고 있다. 그가 이렇게 ‘행복한 정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내의 역할이 컸다.


사표를 내겠다는 남편의 결정에 그리 당황스럽지도 않았다. 워낙 마흔 살 무렵부터 ‘북 카페’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에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졌고 흔쾌히 따랐다. 김 사장의 전직은 잘 나가던 대기업 CEO.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후 1973년 여성 속옷회사 남영비비안에 입사, 30년을 몸 담아 오며 최고 자리에까지 올랐다.


1980년대 독일 뒤셀도르프 지사장으로 일하다가 김 사장은 북 카페를, 형숙씨는 빵을 접했다. 그리고 곧 서로 이 새로운 즐거움과 희망에 빠져들었다. 자신이 평생 ‘앓이’를 해 온 책과 여생을 보낼 수 있는 방법으론 이만한 게 없었다. 목표는 일찌감치 정해졌다. 책과 서예가 함께 존재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


“예순 다섯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한 회사에서 오래 있다 보니 회의적인 부분이 많이 생기더군요. 건강도 많이 나빠졌어요. 제 목표를 실현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망설임 없이 사표를 냈습니다.”


김 사장은 “다행스럽게도 자녀들이 모두 대학 졸업 후 바로 결혼해서 과감해질 수 있었다”며 “운이 좋았다”고도 얘기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2000년 퇴사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일은 시간이 많이 들었다.


친구의 특허 사무소와 완구 회사의 홍콩 본사 생활을 2년 가까이 더 하면서 좀 더 완벽한 카페 구상에 매달렸다. 카페 홈페이지를 운영하기 위해 학원에서 홈페이지 만드는 법도 배웠다.


그리고 3년 후, 마침내 전원생활을 결정하고 서울 토박이였던 김 사장은 강원도 홍천으로 내려와 북&베이커리 카페를 열었다. 서울에 있던 두 채의 집 가운데 하나를 팔았다. 자금을 끌어 모아 1억5000여만원을 들였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아내와의 꿈을 소박하게 펼치겠단 마음뿐이었다. 인테리어에 별다른 비용도 들지 않았다. 세월 따라 모아온 수집품들 덕분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산골 쪽으로 외떨어져 있으니 교통이 불편하고 식자재를 조달하는 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다시 3년 뒤 도심과 비교적 가까운 춘천, 지금의 석좌동으로 옮겨왔다.


새 인생길에 오른지 8년째. 이제는 월 매출 3000만원을 올리며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 김 사장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데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녹아있다”고 했다. 평생 삶의 자취가 묻어 있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란다.



김사장은 자신이 평생앓이를 해온 책과 남은 여생을 함께하기 위해
11년 전 남영비비안 CEO자리를 박차고 나와 지금의 카페를 차렸다.



옛 선비처럼 물 흐르듯 살고 싶다


경영의 달인이니 북 카페를 운영하는 데도 그 경험과 노하우가 자연스레 반영이 되지 않았을까. 김 사장이 손사래를 치며 말한다. “조직 관리와 시스템 운영으로 돌아가는 대기업 CEO와는 차원이 다르죠.


카페는 주인이 온전히 몸으로 때워야 하는 일이예요. 청소, 빵 반죽. 재료 구매와 손질 등 온갖 잡일을 혼자 다 해야 하니까요.”


때론 힘들다면서도 마냥 행복해 보이는 그에게 “대기업 사장 시절이 그리울 때는 없느냐”고 질문을 날렸다.


“돈을 벌려고 했다면 이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좋아하는 책을 읽고 일하러 나갈 곳이 있다는 게 가장 행복한 겁니다. 회사에서는 정말 후회 없이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하던 일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었어요.”


김 사장의 다음 꿈은 뭘까. 옛 선비들처럼 초야에 묻혀 앞으로도 지금처럼 진정 원하는 삶을 즐겁게 사는 것이다. 거창한 포부를 그리지도 않는다. 그냥 물 흐르는 대로 순리에 따라 가고 싶다고 했다.


김 사장은 요즘 ‘은퇴 이후의 삶’을 주제로 강연도 다니고 있다. 황혼기를 앞둔 사람들에게 그가 남기는 조언이 있다면.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재테크의 관점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종교 등을 고려해 제2의 인생을 계획했으면 좋겠어요.”
책, 서예, 빵… 그것은 그에게 무한한 행복이었다.


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2606:30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506:30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206:30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107:00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006:30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411:00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대한민국 국민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는 평균 10.1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의 4.15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부산과 서울 등에서 무연고 사망자 수가 많았다. 24일 아시아경제가 전수조사를 통해 집계한 무연고 지수에 따르면, 전국 평균 무연고 지수는 2021년(4.15)보다 크게 높아진 10.19로 나타났다. 무연고 지수는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를 계산한 수치다. 이렇게 산출된 무연고 지수가 10을

  • 25.12.2411:00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지난달 27일 부산 중구 영주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정재남씨(86). 이웃 주민과 함께 담소를 나누던 정씨는 근처에 연고 없이 혼자 사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여기 계단 내려가면 아흔 넘은 할머니 한 명이 있는데, 아플 때마다 죽겠다고 전화가 와서 거절하기도 뭐하고 가끔 들여다보고 있다"며 "그래도 평일엔 요양보호사란 사람이 와서 밥도 챙겨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할머니 아들은 어릴 때 죽었고, 일본

  • 25.12.2411:00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고시원 총무로 일하면서 홀로 외롭게 떠나가는 이들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지난달 27일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만난 박상문씨(57)는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에 참여한 사연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은 무연고자 등이 생전에 자신의 장례를 맡길 사람이나 단체를 미리 지정하는 제도다.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혼란을 막고 고인이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박씨는 올해 6

  • 25.12.2311:00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지난달 5일 오전 강원도 원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상주와 조문객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가장 작은 빈소인 5호실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이곳에는 고(故) 권모씨의 빈소가 영정사진도 없이 차려져 있었다. 조문객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빈소 옆 식당에도 불은 꺼져 있었다. 기자는 비어있던 제사용 향로에 첫 번째 향을 피운 뒤 권씨를 조문했다. 빈소 앞 의자에 앉아 기다리기를 30분, 지역 봉사단체 회원 3명이

  • 25.12.2311:00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최근 약 5년간 발생한 무연고 사망자 10명 중 3명은 연고자가 있음에도 시신 인수를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아시아경제가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 무연고 사망자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찰이나 지자체에서 연고자에게 연락했으나 무응답 또는 시신 인수 거부·기피로 무연고자가 된 사망자는 시신 위임자가 확인되는 2만1896명 중 7336명(33.5%)이었다. 무연고 사망자는 가족 등 연고자가 아예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2612:13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진중권 동양대 교수(12월 23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모시고 최근 정국 상황 관련해서 촌철살인 진 교수님의 비평 듣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중권 : 예,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최근

  • 25.12.2309:51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12월 19일) 소종섭 :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도 조사했고, 전재수 전 장관도 소환 조사했습니다. 전체적인 수사 흐름, 또 향후의 전개 상황 어떻게 봅니까? 박원석 : 일단 공소시효 논란도 좀 의식하는 것 같고 일각에서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