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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김승현 "내가 돈만 밝힌다고? 명예회복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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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김승현 "내가 돈만 밝힌다고? 명예회복 바랄 뿐" [사진제공=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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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2010년 3월6일 2009~2010 프로농구 정규리그 오리온스-전자랜드전. 그는 경기 도중 이현호와 부딪혀 쓰러진 뒤 들것에 실려 나갔다. 그가 코트 밖을 나가는 도중, 이것이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되리라고는 그도, 팬들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 1년이 넘도록 그는 여전히 농구 코트에 서지 못하고 있다.

김승현(33). 한국농구연맹(KBL)으로부터 임의탈퇴 처분을 받은 지 꼭 6개월이 흘렀다. KBL은 지난해 11월11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김승현을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했다. 김승현이 지정된 보수 이외의 금전을 요구, KBL 규정을 어겼다는 게 이유였다.


김승현은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오리온스를 상대로 미지급 연봉 12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오리온스와 KBL은 선수에게 가장 치명적인 '임의탈퇴'로 대응했다. 다른 구단으로 갈 수도 없고 오직 오리온스를 통해서만 복귀가 가능한, 보이지 않는 철퇴이자 족쇄다. 김승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KBL을 상대로 임의탈퇴 선수 공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장이라도 또 한 번 진흙탕 전쟁이 일 것같았다. 하지만 그 이후 4개월이 넘도록 양측 모두 조용하다.

오랜 침묵을 깨고 김승현이 입을 열었다. 김승현은 9일 스포츠투데이와 단독 인터뷰에서 "정말, 너무나 간절히 뛰고 싶다"는 말을 여러차례 반복하고 강조했다. "돈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다. 반드시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도 했다. 자신의 인터뷰가 또 어떤 파장을 몰고 올까 두려워 하면서도 다시 코트에 서고 싶은 마음과 열정에 대해선 참았던 말들을 끊임없이 토해냈다.


스포츠투데이(이하 스투) 너무 조용히 지내는 것 아닌가. 어떻게 살고 있나.
김승현(이하 김) 운동 말고는 별로 하는 일이 없다. 오전에는 집 근처에서 웨이트트레이닝 하고 오후엔 한강 둔치에서 자전거를 탄다. 다리 근력이 풀어지면 안되니까. 몸 망가지지 않게 하려고 하루 3~4시간은 운동한다. 월급 끊긴 지 6개월 됐다(임의탈퇴가 결정되면 잔여 연봉을 받지 못한다).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나? (웃음)


스투 지난 1월 KBL에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아직 조용하다.
당시 약 2개월 후면 법원의 결정이 나온다고 들었는데 넉달이 다 되도록 진전된 상황이 없다. 당장이라도 코트에 나가 뛰고 싶은데 아무런 소식이 없어 답답하다. 어쨌든 지금으로선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솔직히 결과가 어떻게 날 지 모르겠다.


스투 일부에서는 임의탈퇴에 가처분신청까지 낸 걸로 미루어 아예 농구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전혀 아니다. 목표는 오로지 다시 코트로 돌아가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20년이 넘도록 농구만 해왔다. 앞으로도 농구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로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 빨리 상처를 추스르고 농구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스투 애초 사건의 발단은 구단과의 이면계약(10억5000만원)이었다.
프로선수에게 연봉이라는 건 곧 자존심을 뜻한다. 당시 오리온스에서 그 돈을 주고 계약한다고 했다. 이름있는 선수라면 그렇게 계약(이면계약)하는 줄로 알았다. 그런데 재작년 연봉 6억원 얘기가 나왔다. 나도 잘못한 게 있으니까 수용했다. 하지만 작년에 너무 심하게 연봉을 깎았다.(3억원)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 큰 상처를 받았다. 몇몇 농구팬들은 나를 돈만 밝히는 사람으로 인식하는데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다. 우리나라 정서에 구단과 KBL에 대항해 싸울 수는 없다. 선수들은 현실적으로 (구단과 연맹이) 시키는대로 해야 한다. 하지만 이건 아닌 것같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가혹한 처벌이고 나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그래서 법원에 도움을 요청한 거다.


스투 선수들과도 사실상 연락을 끊고 산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런 소문 들었는데 사실이 아니다. 오리온스 뿐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과도 자주 통화한다. 다들 많이 걱정해주고 격려해줘서 고맙다.


스투 현재로서 가장 바라는 그림은.
코트에 복귀해 명예회복하는 거다. 그 날을 꿈꾸며 준비도 착실히 하고 있다. 당장이라도 나가 뛰고 싶다. KCC-동부의 챔피언결정전을 보면서 계속 한숨만 쉬었다. "아, 정말 뛰고 싶다. 2시간 동안 아무 생각 안하고 재미있게 농구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스투 코트에 마지막에 선 게 언제였나.
2010년 3월6일 전자랜드전이었다. 그때 이현호와 부딪혀 넘어지면서 원래 부상 중이던 고관절이 안좋아 들것에 실려 나갔는데, 설마 그렇게 코트를 떠날 줄은 몰랐다. 그래도 1년 쉰 덕분에 그간 쌓인 피로가 다 회복됐다. 아픈 곳도 하나도 없다.(웃음)


스투 최근 오리온스 성적이 너무 안좋다.(최근 4시즌 중 3시즌 꼴찌) 김승현의 복귀를 바라는 팬들이 많은데.
TV 중계로 경기를 보면 너무 안타깝다. 관중들이 너무 많이 없어졌다. 다른 농구 선수들과 통화하면 "대구 농구 큰일났다"는 얘기들을 한다. 정말 안타깝다.


스투 결론이 어떻게 날 것같나.
정말 어떻게 결론날 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복귀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컴백하게 된다면 정말 신나게 농구하고 싶다. 프로 선수라면 그런 것들 다 잊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결론이 나길 바란다.


"코트 위를 펄펄 날다"라는 말은, 곰팡내가 날 만큼 식상하고 고루한 클리셰다. 하지만 김승현 만큼 이 말에 잘 어울리는 농구 선수는 없었다.


2001~2002 시즌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전 시즌 꼴찌 오리온스(당시 동양)를 통합 우승으로 이끌고 프로 최초로 MVP와 신인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선 신들린 듯한 패스와 가로채기로 20년 만에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온갖 화려한 수식어로 2000년대 프로농구를 들었다 놓은 그는, 그러나 지금 날개를 접은 채 숨죽이고 있다. 과연 김승현이 다시 날개를 펴고 코트에 안착할 수 있을 지, 아니면 끝없는 소모전 속에 비운의 스타로 남게 될 지, 팬들의 안타까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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