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올해 중국 경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많은 투자자가 전전긍긍하는 판에 한 저명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의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지나친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해 관심 끌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4% 상승했다. 이는 3년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중국 정부는 인플레 억제 차원에서 금리를 올리고 금융기관이 고객의 예금 중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비율인 지급준비율도 인상했다. 최근 중국의 주식시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기업실적과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투자은행 메릴린치의 홍콩 지사에서 일하는 중국 전문 이코노미스트 루팅(陸挺)의 색다른 견해를 19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루 이코노미스트는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율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로부터 득도 얻게 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일례로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면 농가 소득은 많아져 중국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회문제 가운데 하나가 해결되리라는 게 루 이코노미스트의 생각이다.
돈이 널리 풀리면 단기적으로 도시의 소비자들은 고통 받겠지만 중국의 장기 경기 전망은 밝아지리라는 것도 그의 판단이다.
세계 최대 인구 보유국인 중국의 경제발전은 글로벌 경제에 점차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간 2000만 대가 팔리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을 향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구애작전’이 뜨거운 것도 그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 국제박람센터에서 19~28일 열리는 ‘2011 상하이 모터쇼’에 참가하는 완성차 및 부품 제조업체만 1500곳이 넘는다.
패스트푸드 업체 염!, 커피체인 스타벅스, 반도체업체 인텔 같은 미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줄곧 사업을 확대해왔다.
루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6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기껏해야 전년 동기 대비 5.5~6.0% 상승하지만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9.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중국 정부의 공식 목표치인 8%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는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인플레 압력이 누그러질 것”이라며 “올해 말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3위안까지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현재 중국외환교역센터는 위안화 기준 환율을 달러당 6.5294위안으로 고시했다.
루 이코노미스트는 물가상승을 중국 경제의 대장정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높은 언덕쯤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르면 오는 2020년 중국의 GDP가 미국을 초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2011~2020년은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국가 자리로 귀환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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