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BOJ·RBA는 동결 유력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7일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중앙은행(BOE)·호주중앙은행(RBA)·일본은행(BOJ)도 이번주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되어 있지만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은 낮다.
지난달 3일 ECB는 기준금리를 최저수준인 1%에서 동결했다. 2009년 5월부터 23개월 연속 동결시킨 것이다. 하지만 장 클로드 트리셰 ECB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를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Strong Vigilance)”고 밝히면서 4월 금리인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과 경제전문가들의 의견은 ECB가 금리를 현행 1.0%에서 1.25%로 25bp(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쪽에 모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인플레이션이 ECB의 관리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는 것이 크다. 3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6%를 기록했다. 2월 2.4%에 이어 목표치 2.0%를 넘어선 것이다.
개선세가 가시화된 유로존 경제지표를 볼 때도 ECB가 동결 행진을 끝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지난달 발표된 2월 가계·기업대출은 전년동기대비 2.6% 증가해 1월보다 증가율이 높아졌고 M3(총유동성) 통화증가율은 2009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2%를 기록했다. 1일 발표된 2월 실업률은 9.9%로 지난 2010년 1월 9.9% 이후 처음으로 10%대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신중론도 여전하다.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아직 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포르투갈 등 유로존 주변부 국가들에 추가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며 시기상조론을 주장했다.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도 “유로존 인플레는 변동성이 심한 상품시장 가격급등에 따른 것으로 금리인상은 정책실수가 될 수 있으며 취약한 유로존 회복세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BOE·BOJ·RBA는 금리 동결이 유력하다. BOE의 경우 유가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으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으나 3월 정책회의 의사록 등에서는 아직 취약한 경제성장률 등을 이유로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 때문에 논쟁이 있겠지만 현행 0.5%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BOJ 역시 현행 제로금리 동결이 예상된다. 일본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 왔지만 지난달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쓰나미와 원전 사태 등으로 피해가 커지면서 수습을 위해 BOJ가 시중에 자금을 적극 풀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에 단기적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RBA 역시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퀸즐랜드주 등을 휩쓴 대홍수 피해로 호주 경제가 정체를 보이면서 금리를 현행 4.75%에서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복구사업이 본격화되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인상이 필요하다는 내부의 목소리가 힘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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