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주제어실(MCR) 조명이 다시 켜진데 이어 또 하나의 진전이 이뤄졌다.
26일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25일 오후부터 1·3호기에 바닷물 대신 담수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1호기에는 오후 3시45분께부터, 3호기에는 오후 6시3분께부터 담수를 넣기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원전 부근 댐에서 물을 끌어와 원전 내부 탱크에 담은 뒤 소방펌프를 이용해 담수를 원자로에 넣었다.
원자로를 냉각하기 위해 바닷물 대신 담수를 주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원자로에 바닷물을 계속 주입할 경우 파이프와 밸브에 소금기가 쌓이면서 냉각 효율이 떨어질 수 있으며, 원자로가 부식되는 등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전이 정상 가동될 때는 냉각수로 불순물이 함유되지 않은 물을 사용한다.
홋카이도대학교의 나라바야시 다다시 교수는 “소금기는 금속을 부식시키기 때문에 원자로에 바닷물을 넣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지난 11일 발생한 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 피해로 냉각펌프 가동이 중단되자, 원자로 노심이 지나치게 가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바닷물을 주입해왔다.
나라바야시 교수는 “바닷물의 연속 주입을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열흘이 최대한일 것”이라면서 “바닷물을 계속 주입한다면 연료봉이 소금으로 덮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료봉이 소금으로 덮이면 연료봉을 감싸고 있는 지르코늄이 부식돼 핵연료가 누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은 이르면 26일부터 2호기에도 담수를 넣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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