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EBS 연계 강화를 통해 수능이 보다 쉬워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는 상위권 대학의 변별력을 위해 모든 학생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모는 것을 피해야한다는 인식에서 나왔다" 설동근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의 말이다.
이어서 김주훈 교육과정평가원 수능본부장이 거들었다. "영역별 만점자 1% 유지 목표는 상당히 쉬운 수능이라고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올해부터 수능시험이 상당히 쉽게 출제될 전망이다. 또 수능과 EBS교재의 체감 연계율이 강화되며 총 45권에 달하는 언어ㆍ수리ㆍ외국어 수능 연계 교재는 절반 수준인 24권으로 줄어든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그리고 한국교육방송공사(EBS)는 17일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수능-EBS 연계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그동안 매년 난이도 편차가 심했던 수능은 올해부터 영역별 만점자 비율이 1%로 유지되는 수준에서 출제된다.
'어려웠다'고 평가된 2011학년도 수능의 영역별 만점자 비율은 언어 0.06%, 수리 가형 0.02%, 외국어 0.21% 등이었고 '쉬웠다'는 2010학년도 수능은 외국어 0.74%, 수리 나형 0.84% 등이었기 때문에 '만점자 비율 1%'는 큰 폭의 난이도 하락을 의미한다.
쉬운 수능을 위해 수능과 EBS교재ㆍ강의의 체감 연계율도 강화한다. 평가원 측은 "지난해 수능과 EBS의 연계효과는 예상보다 낮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부터는 연계율 70% 수준을 유지하되 문제를 너무 변형해 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수능에서 연계효과가 높았던 유형은 EBS지문과 핵심개념 등을 활용한 문항(언어), 문제풀이 과정을 같게 출제한 문항(수리), 동일한 그림이나 도표를 자료로 활용한 문항(외국어) 등으로 분석됐다.
언어 10권, 수리 가형 17권, 수리 나형 7권, 외국어 11권 등 총 45권에 달하는 수능 연계 대상 EBS 교재는 수험생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각각 6권, 8권, 4권, 6권 등 총 24권으로 줄어든다. 수능 전 영역으로 보면 95권이 60권으로 줄어 교재비용은 기존보다 45~48%가량 절감될 전망이다.
교육당국은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수능에 대한 수험생들의 과도한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학원가에서는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면 다양한 형태의 '본고사'가 성행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또 김동노 연세대 입학처장은 "현재도 수능의 변별력이 높지 않아 일선 고교에서는 쉬운 내용만 반복 학습하는 문제가 있는데 수능이 쉬워지면 이런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실수로 틀린 한두 문제가 당락을 결정하는 일도 생길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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