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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수능개편 논란.. 수능은 꼬리에 불과하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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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수능개편 논란.. 수능은 꼬리에 불과하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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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지난해 8월19일 발표된 이후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온 2014학년도 수능 개편안이 27일 최종안 발표를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지금까지 흘러나온 내용을 정리해 보면 연2회 시행하려던 응시기회가 다시 연 1회로 돌아가고 제2외국어와 한문 및 사회 등의 과목을 없애거나 줄이려는 당초 계획이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당초 계획안이 크게 후퇴한 것이 올바른 방향을 잡아가기 위한 길이라면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과 관련해 교육당국의 허물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이런 혼란은 중장기 대입선진화 연구회가 개편안을 내놓은 당시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연구진의 핵심관계자는 당시 "수능은 꼬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꼬리에 불과한 수능이 몸통에 해당하는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수는 없다는 말도 했다.


따라서 향후 개선될 수능은 학교시험과 별도로 준비해야 하는 수학능력 측정이 아니라 고교단계까지 국어와 영어 그리고 수학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를 평가하는 학업성취도 평가방식으로 바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험이나 평가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명분아래 교육계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당초 취지가 변질된 것은 아닌지 곰곰이 따져보아야 한다.


개편시안이 발표될 당시 서울역사박물관에는 수능 과목에서 제외되거나 불리해질 것으로 보이는 제2외국어ㆍ한문ㆍ탐구과목과 관련된 교사, 대학 교수, 사범대생들이 현장을 찾아와 '살려달라'고 까지 얘기하는 상황이었다.


연구진의 수능 연 2회 시행 발표는 교과부 실무진도 당혹스러워 한 내용이었다. 두 번 치르는 시험 사이에 사교육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측도 흘러 나왔다. 하지만 무엇보다 수능을 두 번이나 치른다는 것이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일인지 사전 고민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간의 사정을 떠나 설익은 정책을 크게 터트렸다 되돌리는 부담은 결국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이 짊어질 수밖에 없다.


개편안 발표 이후에 교과부의 속내를 들여다보니 수능의 영향력을 줄여나가려는 계획이었다. 문제은행 방식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수능 개편의 첫 걸음은 이미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다. 교육정책의 근간인 믿음이 깨진 것이다. 수능의 틀을 바꾸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능의 무게와 영향이 얼마나 큰 지를 충분히 인식한 바탕 위에서 차분하게 진행해야 할 일이다.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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