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4대 금융지주사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결과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경영권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분을 겪었던 신한금융지주가 '2조원 클럽'에 가입하며 함박웃음을 지은 반면 KB금융지주는 1000억원을 밑도는 순이익을 기록, 쓴웃음을 지었다. 또한 우리금융지주는 2년 연속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하나금융지주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3년만에 '1조 클럽'에 재입성 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이 지난해 2조383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은행권 중 유일하게 '2조 클럽'이라는 위엄을 달성했다. 신한금융의 이러한 쾌조는 은행부문의 이익 회복과 비은행부문의 그룹 이익기여가 지속된 결과에 따른 것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지난 2007년 LG카드 인수에 따른 이연 법인세 감소분 4600여억원을 제외하면 지난해 실적이 사실상 최대에 해당된다.
우리금융도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21.2% 증가한 1조2420억원을 실현했다.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671억원의 비용 반영 효과를 감안하면 지난해 실질 순이익은 1조3091억원에 달한다.
우리금융 측은 올해 적극적인 자산건전성 관리 및 선제적 리스크관리 강화와 함께 기업 구조조정 관련 여신의 정상화 등 자산클린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수익 기반 확대와 수익성 제고, 비은행 부문과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그룹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영혁신 및 전략적 비용절감 프로그램인 One Do를 적극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 한 관계자느 "향후 충당금 부담 완화 및 자산클린화에 따른 건전성 개선을 바탕으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며 "그룹 민영화가 강력한 추진력으로 진행된다면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지난해 말 1만8100원인 BPS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돼 있는 현재의 주가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나금융은 3년만에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230% 증가라는 기염을 토하며 1조10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연간 순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2007년 1조2981억원 이후 처음이다.
반면 KB금융은 충당금 정립과 희망퇴직 관련 비용 처리 등으로 지난해 8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83.6% 감소했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230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1분기만에 다시 적자전환 했다.
이는 지난 2분기중 자산건전성 개선을 위한 보수적 충당금 적립이 있었던 데다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해 4분기에 단행된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 6525억원(판관비 5706억원 + 기타충당금 819억원)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앞으로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최대화, 철저한 리스크관리 및 글로벌 수준의 역량개발 노력을 경주함으로써 시장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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