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과거 명대변인으로 이름을 떨쳤던 박희태 국회의장이 5일 정치후배인 배은희 한나라당 대변인에게 격려를 건넸다.
박희태 의장은 과거 민정당과 민자당 대변인 시절 촌철살인이 녹아든 격조있는 논평으로 명대변인으로 불렸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총체적 난국', '정치9단' 등 정치권에서 흔히 쓰는 용어들은 박 의장이 과거 대변인 시절 만들어낸 유행어다.
박 의장은 이날 신년인사차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예방한 배은희 대변인을 보고 " 이제 대변인 자리가 많이 잡혔는가. 다들 좋아졌다고 한다"며 "사실은 당 대표보다 대변인이 잘해야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박 의장의 덕담은 지난해 10월 배 대변인이 부자감세 철회 브리핑을 둘러싼 혼선 속에서 아픔을 겪었던 것을 위로하기 위한 것.
박 의장은 이어 "대변인은 대표 말씀만 전하는 것만 아니고, 안 한 말씀도 할 수 있고 약간 바꿔서 얘기할 수도 있다"며 "대변인은 공보관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 있으면 더 생각하고 어쩌면 당과 대표를 위해서 좋은 말을 해 드릴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계속 생각해서 더 좋은 말이 있는가를 또 생각하고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수십 번 혼자서 반복하고 반복해서 이야기를 해야 좋은 얘기들이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에 "의장님의 촌철살인 같은 말은 그렇게 수십 번을 생각해서 나온 것인가"라고 물었고 박 의장은 "남들은 내가 금방 머리에서 툭 튀어나온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나름대로는 엄청난 사고의 과정을 거쳐서 나온 것"이라며 "한 마디 말을 하기 위해서 봄부터 소쩍새가 울듯이 그런 과정을 거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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