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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스트레스테스트, 위기 잠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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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유럽은행감독위원회(CEBS)가 유럽연합(EU) 20개 회원국의 91개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예상보다 많은 은행들이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 발표 이전부터 부적격 소식이 전해졌던 독일의 하이포 리얼 에스테이트와 그리스의 ATE뱅크, 그리고 스페인의 5개 저축은행까지 불합격은 총 7개 은행에 그쳤다.

결과는 긍정적이지만 시장 신뢰가 회복될 것으로 장담하기는 이르다. 테스트 잣대가 느슨하다는 비판과 함께 이번 결과로 은행권 거래상대방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유동성 경색이 진정될 것으로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 7개 은행만이 테스트 불합격= 테스트 결과 다음 위기의 진앙지로 지목된 스페인 지역 저축은행 '카자'의 재정건전성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스트에 포함된 7개 스페인 은행 가운데 지역 저축은행인 디아다, 우님, 에스피카, 방카 치바카, 카자수르등 5개 은행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또한 독일의 하이포 리얼 에스테이트는 자기자본비율이 4.7%, 그리스의 ATE뱅크는 4.36%로 기준인 6%를 넘기지 못해 불합격됐다.


이번 테스트는 기본자기자본(Tier 1) 비율 6%를 적용했으며 유럽연합(EU) 경제성장률이 내년에 0.4% 하락하고 실업률이 현 9.6%에서 11%로 상승한다는 가정 하에 진행됐다. 또한 그리스 국채에서 23.1%, 스페인 국채에서 12.3%, 포르투갈과 독일 국채에서 각각 14%, 4.7%의 손실이 발행한다는 가정 하에 은행들의 건전성을 평가했다.


테스트 결과, 유럽 은행권 리스크가 전문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전문가들은 20개 은행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보았으며 자금 부족 규모는 300억~900억유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때문에 이번 스트레트테스트가 충분히 엄격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테스트에서는 대부분 은행들의 유럽 각국 국채 보유량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프랑스 4개 대형은행은 총 116억2000만유로의 독일 국채를, 65억9000만유로의 스페인 국채를 보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페인의 1,2위 은행은 각각 스페인 정부 국채를 500억유로 이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독일 은행들은 국채 보유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반응 일단 '긍정적' =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대해 시장 반응은 어느 쪽으로도 뚜렷하게 기울지 않았다. 강한 문제제기도, 기대감도 엿보이지 않았다. 다만 시장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이다.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뉴욕시장에서 유로화는 등락을 거듭하다가 상승마감했으며, 뉴욕증시도 장초반 약세를 보이다가 상승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유럽 대형 은행주 역시 이와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미국의 스트레스테스트가 금융위기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 것처럼 유럽에서도 똑같은 작용을 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스트레스테스트는 지난해 미국의 스트레스테스트를 모델로 삼아 시행됐다. 당시 미국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19개 은행 가운데 10개은행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으며 총 750억달러 자본 확충을 요구받았다. 테스트가 충분히 엄격하지 못했다는 비난에도 이는 터닝 포인트로 작용했다.


미국 은행들은 구제금융을 대부분 상환했으며 미 증시 반등에 일조했다. 미국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은행들은 강력한 분기 실적 결과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테스트 이후 향후 위기를 대비해 은행들이 자본을 더 축적했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테스트에 따른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았다. 우선 그 기준이 느슨했다는 것. 이번 스트레스테스트는 EU 회원국들의 국가부도 사태를 가정하지 않아 대다수 은행들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디폴트 사태가 일어난다면 유럽 국가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이 손실을 입게 되기 때문에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위기에 처한 국가들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많은 유럽 은행들이 추가 손실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유럽 관계자들은 각각 은행들의 국채 포트폴리오를 공개함으로써 우려를 진정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은행들이 국채로 인한 잠재 위험을 피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축적할 수 있을지에 불안감을 나타냈다.


유럽 은행들은 유럽 국가들의 대규모 재정적자 위험에 직면해있을 뿐 아니라 금융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거래상대방 리스크가 축소되면서 유동성 경색 문제가 해결될지도 의문이다.


◆테스트 후속 조치는= 테스트 결과 유럽 경제와 금융환경이 악화될 경우 총 5660억유로(7300억달러) 규모의 잠재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으며, 7개 은행이 35억유로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은행들은 향후 부족한 자금을 조달해야 할 전망이다. 다만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들의 자금 조달은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독일의 하이포 리얼 에스테이트와 그리스의 ATE뱅크, 스페인의 카자수르는 이미 국유화된 상태다. 또한 스페인의 저축은행들은 스페인 정부가 저축은행을 살리기 위해 마련한 기금을 이용할 수 있다. 스페인의 방카 치바카는 미국의 JC플라워로부터 4억5000만달러의 자본을 확충하기로 했다.


또한 테스트를 통과한 일부 은행들도 자금확충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비율이 6%를 겨우 넘어서 테스트를 통과할 일부 은행들이 자본확충 압박을 받을 전망이기 때문. 이탈리아의 몬테 디 파시은행은 6.2%, 아일랜드의 얼라이드 아이리시 뱅크는 6.5%, 독일의 포스트뱅크는 6.6%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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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지난해 미국에서도 테스트를 통과한 일부 은행들이 자본확충에 나선 것처럼
테스트를 통과한 그리스국민은행과 슬로베니아의 NLB를 포함한 일부 은행들 13억달러 자본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공수민 기자 hyunh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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