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기획연재]박현빈⑩ 한국축구처럼 새로운 전력으로 눈뜨다

[아시아경제 황용희 기자]'월드컵 가수'하면 떠오르는 가수가 바로 박현빈이다. 그는 스페인 월드컵이 열리던 지난 82년에 태어났고, 독일 월드컵이 개막된 지난 2006년 신나는 트로트곡 '빠라빠빠'로 데뷔했다.

인생의 고비고비를 월드컵과 함께한 그이기에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거는 기대 또한 크다. 그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앗 뜨거 월드컵'이란 응원곡을 발표했다. 신나는 트로트곡 '앗 뜨거'를 개사한 이 노래는 월드컵이 다가올수록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월드컵가수'다운 행보다. 따라서 박현빈이란 가수에게 있어 월드컵은 더욱 특별한 존재일 수 밖에 없다. 마치 박지성, 박주영이 특별하듯 말이다.

아시아경제신문은 31일부터 월드컵 예선전이 끝나는 6월23일까지 매일(토·일요일 제외) 한국 최고의 '월드컵 가수'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가수 박현빈의 과거, 현재, 미래를 축구에 빗대 재미있게 풀어본다. 이 과정에서 박현빈과 월드컵과의 상관관계도 재미있게 풀 예정.

특히 각 시리즈 말미에 마케팅전문가인 전현정의 '여기서 한마디'코너를 곁들여 기업 마케팅 관점에서 풀어본 스타이야기를 맛깔나게 펼친다. 스타와 마케팅, 그리고 월드컵이 어우러지는 '스포테인먼트 뒤집어보기'다.
국내 언론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이색 월드컵기획 '월드컵가수 박현빈'이 각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편집자주>

진정한 축구에 눈 뜬 한국, 예능에 눈 뜬 박현빈

남아공월드컵 대한민국과 그리스의 경기가 끝난 직후 외신들은 앞다퉈 대한민국 대표 팀의 압도적 경기 운영과 탁월한 기량에 놀라움을 금치못했다. 그들은 또 다음과 같은 문구로 한국 축구팀의 선전을 압축했다. '한국, 축구에 눈 뜨다.'라는 말로…. 이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기술과 조직력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단순 선진 축구의 모방이 아니라 DNA까지 달라진 한국 축구는 해외 파 선수들의 큰 무대 경험을 토대로 한국만의 조직력 기반의 빠른 공격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를 통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한국 축구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 박현빈 역시 예능에 눈 뜨면서 최초 데뷔 때와는 다른 그만의 캐릭터와 포지션을 만들어 내고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시즌에 데뷔해서 2008년까지 박현빈은 주로 '남자 장윤정' 혹은 국내 최초 '신세대 남자 트로트 가수'라는 애칭이 따라 붙었다. 하지만 이러한 포지셔닝(Positioning)만을 고집한다면 대중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없었다. 더불어 비슷한 스타일의 신세대 남자 트로트 가수라도 등장한다면 해당 이미지는 박현빈만의 고유한 것이 될 수 없다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었다. 이러한 위기를 박현빈은 예능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변화시킴으로써 현명하게 탈출할 수 있었다.

박현빈이 예능에서 제대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SBS ‘기적의 승부사’에서부터다. 그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천방지축’ 혹은 밉지 않은 ‘악동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게임 도중 벌칙으로 여자 아나운서를 업고 가다 갑자기 털썩 놓아버리고 무거워서 못하겠다며 여자 아나운서에게 무안을 주는 등 대중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사랑스런 악동의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이와 같은 다소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더 높은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다.

2008년 이후 2010년 남아공월드컵 시즌에 들어서 박현빈은 다시 한번 기존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리포지셔닝 전략(Repositioning Strategy)'을 선보이고 있다. '악동 캐릭터'가 다소 자극적인 이미지로 대중들의 인지를 형성하는 데 주효했다면, 이제는 귀엽고 유쾌한 입담으로 젊은 층과 중장년 층의 마음을 녹이는 '애교 남 캐릭터'로 대중적 호감도를 더욱 높여 가고 있다.

최근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을 통해 발라드 계의 애교 남 이승기와 함께 발라드 황태자와 트로트계의 황태자와의 만남이라는 의미의 '쌍태자'의 결성을 통해 이러한 이미지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 이제 박현빈은 예능을 통해 팔색조 캐릭터로 더 높은 비상을 준비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고 있다고 하겠다.

▶'문화 컨설턴트' 전현정의 한마디 (현대캐피탈 마케팅기획팀)
마케팅의 대가 잭 트라우트는 '포지셔닝'이 자사의 브랜드를 '소비자의 마음 속에 어떻게 자리잡게 할 것인가'의 문제라면, '리포지셔닝'은 '어떻게 소비자의 마음 속에 안정적으로, 그리고 새롭게 지각될 것인가' 문제라고 정의하고 있다.

리포지셔닝 전략은 당사 제품이 경쟁 제품의 등장으로 차별화가 어렵게 되거나, 동일한 제품 군 내에서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변화될 경우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박현빈의 경우 예능을 통한 캐릭터 변화로 라이벌 가수의 등장을 사전에 대비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대중의 기호에 맞춘 꾸준한 이미지 변신으로 자신만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연예계의 좋은 리포지셔닝 사례라고 볼 수 있다.

▶ght:bold;">[월드컵가수 박현빈⑪]는 6월16일 오전 10시에 아시아경제신문(asiae.co.kr)과 스투닷컴(stoo.com)에서 이어집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황용희 기자 hee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