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허정무호, 2002년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3가지 이유

허정무호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향기 풍긴다


[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늘 주눅이 들었던 유럽에 맞서서도 기죽지 않았다. 선취골을 넣었다고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무조건 앞으로 전진 또 전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체력도, 투지도 꺼지지 않았다.


'허정무호'에게서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쓴 '히딩크호'의 향기가 풍긴다. 기분좋은 예감이고 생각만 해도 즐거운 상상이다.

한국이 그리스와 중요한 일전에서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든든한 디딤돌을 놓았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한국시간)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그리스와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1차전서 이정수(가시마)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원정 월드컵에서 한국이 보여준 최고의 경기라고 할 만큼 공격과 수비에서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47위)에 크게 앞선 그리스(13위)는 한국의 총공세에 당황하며 유로2004 챔피언의 위용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허정무호의 모습은 마치 8년 전 '히딩크호' 전사들을 연상케 했다.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는 신구조화, 전후반 90분을 지치지 않고 뛰는 강한 체력, 그리고 상대를 잡아 먹을 듯 달려드는 무서운 투지와 승부근성은 2002년 4강 주역들의 재림인 듯 했다.


■'시너지효과' 보여준 완벽한 신구 조화


2002년 '히딩크호'는 황선홍 홍명보 유상철 이운재 김병지 등 베테랑 선수들이 젊은 후배들을 이끌면서 완벽한 신구조화를 일궈냈다. 다양한 국제경기 경험을 통해 얻은 선배들의 노련미와 박지성 이영표 이천수 김남일 차두리 등 젊은 선수들의 겁없는 근성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승승장구 행진을 펼쳤다.


8년 전 젊은피의 매서움을 보여줬던 박지성 이영표 김남일 차두리는 이제 허정무호를 이끄는 베테랑 선수들이 됐다. 이들의 뒤를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이승렬 등 어린 선수들이 받치면서 더없이 훌륭한 조직력을 발휘하고 있다.


90분을 9분처럼 뛰는 에너자이저


허정무호의 강철 체력은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됐다. 바로 히딩크호에서 4강 신화를 이끌었던 '저승사자'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코치를 재영입해 강인한 체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2002년 히딩크 감독은 베르하이옌 코치와 함께 일명 '삑삑이'로 불리는 파워 프로그램을 가동해 태극전사들의 체력을 세계 최정상으로 끌어올렸다. 90분을 넘어 연장전을 뛰어도 끄덕없던 체력이 4강 진출의 밑거름이 된 것은 물론이다.


이날 그리스전서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체력 역시 8년 전을 연상케 했다. 후반 중반에 접어들면서 그리스 선수들이 크게 체력이 떨어지며 가쁜 숨을 내쉬던 모습과는 정반대로 한국 선수들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마치 전반 경기를 뛰는 듯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진돗개의 아이들'다운 강한 투지


2002년 '히딩크호'는 피지컬은 물론 멘탈에서도 완벽하게 상대를 압도했다. 축구 강국을 자부하는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을 맞아 주눅들지 않고 상대를 밀어붙였다. 한국의 예상치 못한 습격에 유럽 최고의 선수들도 뒤로 물러서며 기선을 제압당했다.


허정무호 역시 마찬가지. 감독 별명인 '진돗개'처럼 상대의 허점이 드러나는 순간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졌다. 지난 4일 FIFA 랭킹 2위이자 유로2008 챔피언 스페인을 맞아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친 데 이어 이날 그리스전서도 2-0으로 앞섰지만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는 강인한 승부근성을 보여줬다.


허정무호는 아직 승점 3점을 챙긴 데 불과하다. 하지만 축구 팬들은 8년 전 태극전사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에 사상 첫 원정 16강 희망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조범자 기자 anju1015@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