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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② 약점]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는 공격-수비


[아시아경제 이상철 기자]한국의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첫 상대 그리스는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이후 본산 상대인 한국,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를 겨냥해 세네갈(3월 4일·0-2 패), 북한(5월 26일·2-2 무), 파라과이(6월 3일·0-2 패)를 상대로 맞춤식 평가전을 치렀다. 1무 2패에 2득점 6실점. 세 차례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그리스의 약점을 살펴봤다.


■ 믿었던 수비, 발등 찍다

그리스는 오토 레하겔 감독 부임 이후 스리백(3-back)과 포백(4-back)을 병행하면서 수비 안정에 치우치면서 실점을 최소화했다. 플레이오프 포함,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12경기에서 10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상대에게 좀처럼 틈도 주지 않아 ‘질식 수비’라는 별명도 얻었다. 레하겔 감독은 지난달 23일 스위스에 훈련 캠프를 차리면서 “수비 전술은 완벽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가전 3경기 연속 2실점. 그리스로선 만족스럽지 못하고 또 믿기지 않는 결과였다. 소리티스 키르기아코스와 반겔로스 모라스, 아브람 파파도풀로스가 중앙 수비로 나섰는데 상대의 빠른 공격에 크게 흔들렸다. 단순히 스피드 싸움에서만 밀린 게 아니었다. 대인 방어도 미흡했고 커버 플레이 등 조직적인 수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측면 수비 또한 번번히 뒷공간을 내주며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제공하는 등 전혀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또한 세트피스 수비 때 제공권에 강점을 보이지 못했다.

■ 미드필드의 압박 부족


그리스리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달리 플레이오프 제도가 있어 종료가 늦었다. 대표팀 훈련 캠프가 다소 늦게 시작됐고 선수들은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국내파 선수가 많은 그리스로선 적지 않은 타격이었다. 어느 정도 초반 평가전에서 피로 누적이 예상됐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고 오히려 더 심각한 수준이었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볼 점유율에서 밀렸고 압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코스타스 카추라니스와 알렉산드로스 치올리스는 3차례 평가전에 모두 선발로 뛰었는데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특히 4-4-2 전형으로 나온 파라과이전에서 두 선수는 패스 미스를 남발하는 등 약속된 플레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또 미드필드에서 공간을 너무 쉽게 내주며 상대를 편안하게 경기하게 해줬다. 이에 그리스 언론은 “미드필드에 실책이 잦다. 활동량이 적으며 압박도 너무 느슨하다. 무엇보다 스피드가 무척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 골 결정력 미흡


2골을 터뜨린 북한전을 제외하고 세네갈전과 파라과이전에서 이렇다 할 슈팅 기회도 갖지 못했다. 몇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치올리스와 카추라니스의 중거리 슈팅은 정직해 골키퍼 정면으로 가기만 했다.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와 디미트리스 살핀기디스, 소티리스 니니스가 분주히 뛰었지만 마무리 능력은 그리 좋지 않았다.


특히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10골을 넣은 파니스 게카스는 굼뜬 움직임만 보였다. 동료의 패스 지원 없이는 골을 넣지 못하는데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경우가 잦았다. 여기에 훈련 도중 모라스와 충돌해 무릎을 다쳐 컨디션도 좋지 않다.


이런 데에는 이오아니스 아마나티디스의 부상 낙마도 적지 않아 영향을 줬다. 지난해 10월 무릎을 크게 다쳤던 아마나티디스는 지난 4월말 부상에서 회복됐지만 몸상태가 좋지 않아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조커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아마나티디스의 대표 탈락으로 레하겔 감독이 운용할 수 있는 공격 카드는 매우 줄어 들었다.


■ 얇은 선수층


레하겔 감독은 그리스의 약점을 꼽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선수층이 얇고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안 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가 많다.”


레하겔 감독은 선수 운용의 폭이 좁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왔던 기존 선수들을 중용하는 편이다. 그리고 파라과이전처럼 가끔 실험적인 전술을 쓰지만 그 횟수는 많지 않다. 수비 안정에 치중하는 3-4-3 전형 및 4-3-3 전형에 특화된 선수들을 발탁할 뿐이다.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차도 꽤 큰 편이다. 여기에 아마나티디스의 부상 등 쓸 수 있는 카드가 줄어 들었다는 것도 레하겔 감독에겐 골치거리였다.


그리스는 3차례 평가전에서 21명의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2경기 이상 뛴 선수는 16명 밖에 되지 않는다. 선수층이 얇아 선수 운용의 폭이 매우 좁았다는 뜻이다. 한국이 지난달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에 들어가면서 치른 4차례 평가전에서 25명의 선수를 가동한 것과는 큰 차이다. 허정무 감독은 활용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기용하면서 선수 점검에 여념이 없었다.

이상철 기자 rok1954@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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