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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간지, 경쟁력을 입는다

무조건 명품만 고집하지는 않아
'김연아패션' 수수해도 멋스러워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지난해 5월 미국의 연예전문지 베니티페어는 베스트 드레서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인 미셸 오바마를 나란히 선정했다. 존 F. 케네디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나 조지 W. 부시의 부인 로라 부시 등 '옷 잘 입는' 영부인은 이전까지 몇몇 있었다. 따라서 미셸이 이번에 꼽힌 건 특별한 일이라 할 수 없겠지만, 미국 대통령으로서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건 오바마가 처음이다.

나이키 운동화에 중저가 청바지 등 특별한 브랜드를 즐겨 입는 건 아니지만 오바마가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적당히 큰 키와 운동으로 다져진 매끈한 몸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거기에 하나 더. 대통령 취임 하루 전 축하행사에서 입었던 이탈리아 최고급 수트브랜드 '까날리'의 덕도 컸다. 당시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사이 살짝 보였던 까날리 브랜드를 보면서 패션전문가들은 "역시!"라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 '오바마 슈트' 까날리, 75년 전 방식 그대로 만든다 =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입었던 슈트 역시 까날리였다.


'오바마슈트'로 유명세를 탄 까날리는 1934년 이탈리아에서 창립한 이래 원단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이탈리아 현지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만 진행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75년 전과 다를 바 없이 100% 비접착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이 기술은 캔버스라 불리는 고급소재를 정통 클래식 슈트의 생산방식에 따라 수작업으로 일일이 상의 내부에 부착해 제품의 실루엣과 착용감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해주는 방식이다. 원단이나 내부 자재는 가공되지 않는 천연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한껏 강조한다.


까날리의 팬은 오바마 뿐만이 아니다.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 역시 까날리를 즐겨 입었다. 도피 시절 미군이 그의 아지트를 급습했을 때 그의 옷장 속에는 까날리 슈트가 상표도 뜯기지 않은 채 무더기로 나와 화제를 낳기도 했다.


◆ '제임스 본드 슈트' 브리오니, 1900명이 하루 300벌만 제작 = 같은 이탈리아 브랜드지만 가격대가 좀더 높은 '브리오니' 브랜드 역시 명사들이 즐겨입는 슈트다. '제임스 본드 슈트'로 더 유명한 이 브랜드는 전 세계 최고 VIP 2만5000여명 정도만 고객으로 삼고 있을 정도. 5대 제임스 본드 피어스 브로스넌과 6대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가 극중에서 브리오니를 입고 나와 유명세를 탔다.


이밖에 코피아난 UN사무총장과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영국의 앤드류 왕자 등 전세계 왕족은 물론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등이 즐겨 입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국내에서도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을 비롯해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내로라하는 재계 총수들이 자주 찾는 슈트로 손꼽힌다.


브리오니가 지금의 명성을 쌓아온 데는 400여명의 재단사와 1500여명의 기술자가 하루 300벌의 제한된 수량의 슈트만을 만들어내기 때문. 기성복에 비해 30배 이상의 시간과 공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이상을 만들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재킷 하나에도 60번 이상의 다림질을 하고 총 220번의 공정과 마무리작업을 거친다. 때문에 브리오니의 슈트는 어떠한 체형이라도 커버할 수 있는 편안함과 결점이 없는 완벽한 마무리 작업을 특징으로 한다.


◆ '이명박 슈트' '이건희 슈트' 국내 명사들의 슈트는 = 이명박 대통령 역시 취임식 때 맞춤슈트를 입었다. 당시 이 대통령의 옷을 맞춘 곳은 국내 명사들이라면 한번씩은 꼭 찾는다는 '장미라사'.


갤러리아 명품관 EAST 남성복 코너에서 유일한 국내 브랜드인 이 맞춤양복점은 이 대통령이 맞추기 전부터 국내 정·관계 주요인사들과 삼부요인, 국립대 총장들이 자주 찾는 양복점으로 유명세를 탔다. 국내 최고 멋쟁이로 손꼽히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주로 슈트를 맞춰 입지만 국내에서는 주로 이 집을 찾는다고 한다.


이영원 장미라사 대표는 "이 대통령이 취임식 당시 입은 슈트는 네이비톤에 이탈리아 클래식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평소에도 색감이나 체형을 잘 고려해 슈트를 고르는 이 대통령이지만 대통령만을 위한 별도의 스타일리스트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최근 고 이병철 전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입은 슈트는 제일모직의 란스미어 제품이다.


이 브랜드는 제일모직의 직물에 관한 기술력의 정점을 보여준다.


국제표준 양모등급 가운데 최상급 호주산 양모로 제작하는 명품 맞춤 슈트로 브리오니, 키톤 등 세계 정상급의 슈트브랜드를 경쟁상대로 삼고 있을 정도다.


◆1인자는 '명품'만 고집하지 않는다 = 명사들의 패션엔 명품 슈트만 있는 게 아니다. 최근 여왕에서 여제로 승격한 김연아 선수의 패션도 '연아'라는 사실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초고가 명품으로 치장하지 않아 수수하면서도 단촐해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패션이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월등한 실력과 빼어난 미모에서 오는 '연아브랜드'의 힘이다.


최근 캐나다로 출국하면서 입은 나이키 골드재킷이나 쿠아로포츠의 빅백은 별도로 제품광고가 없었지만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였다. 지난해 김 선수가 대학교에 입학하며 입은 타임의 검정 정장재킷이나 지오맨사만사의 아이보리색 구두 역시 비슷한 현상을 보였다.


이들은 모두 국내 브랜드 제품으로 명품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당시 김 선수가 착용한 제품은 '신상'도 '머스트해브' 아이템도 아니었지만 큰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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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역시 그의 부인 미셸 오바마와 함께 수수한 차림을 즐긴다. 시카고를 연고로 둔 야구팀의 후드티셔츠나 나이키, 아식스, 뉴발란스와 같이 누구나 입고 신을 법한 차림을 즐기는 버락, 또 중저가 브랜드인 제이 크루를 즐겨입는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니는 미셸 모두 패션을 통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려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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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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