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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칼럼] 혼탁 우려되는 지방선거

민선 5기 지방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전국이 선거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오는 6월2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는 유권자들이 사상 처음으로 8번 투표를 한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광역의회 지역구 및 비례대표의원, 기초의회 지역구 및 비례대표의원, 교육감, 교육위원을 한 번에 선출하는 선거를 하는 것이다. 선출인원이 3991명이나 된다. 입후보 예상자도 지난 4기 선거 때보다 27%정도 많은 1만5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어지간한 입후보자들은 이름 한 번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선택해달라고 호소하는 꼴이 된다.


지방선거란 모름지기 그 지역의 일군을 뽑는 절차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양상이 조금은 다르게 진행될 것 같다. 이명박정부가 출범한지 2년이 지나고 3년차에 들어서는 중간 시점에서의 선거라는데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이번 지방선거 구도를 '경제 성공세력'과 '경제 발목세력'간의 대결로 규정한 것이나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무능 독주세력의 심판론'을 들고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세종시를 둘러싼 여야, 여당 내 계파간의 이견도 좁혀지지 않고 있고 4대강 살리기 사업과 행정구역 통합 등도 선거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중앙 정치의 이슈들이 어떻게 평가될지도 관심이다. 더구나 이번 지방선거는 2012년 대선과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이명박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히 이번 지방선거는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돼 혼탁이 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후보자들의 정당 공천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돈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초의원 1억원, 광역의원 3억원, 기초단체장 5억원 등 공천헌금 기준까지 나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오근섭 전 양산시장이 선거빚에 쪼들려 사업 특혜를 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가 끝내 목숨을 끊은 사건은 돈선거의 단면을 보여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선거에 수십억원을 쓰고 당선된 단체장이 각종 인허가와 인사 대가로 돈을 챙기는 것은 어쩌면 수순일지 모른다. 지난 선거 비용을 벌충하고 다음 선거비용까지 모아야 한다면 어느 단체장이 비리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6년 선거에서 당선된 민선4기 단체장 가운데 비리로 연루돼 물러난 사람이 36명, 수도권 기초단체장 66명 가운데는 기소된 단체장이 전체 42%인 28명에 이른다. 수사가 진행 중인 단체장까지 포함하면 기초단체장 절반 가까이가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 같다.


각 정당의 공천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있거나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걸러내야 되는데 여야 내부 공천 갈등도 심상찮다. 한나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및 전략지역을 선정할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를 당내외 인사 15명으로 구성할 예정이었으나 인선에 따를 계파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도 이번 선거에 처음 도입한 시민공청배심원제의 적용 지역을 놓고 이견이 많다. 1차로 8개 지역을 적용대상으로 확정했으나 텃밭인 호남지역의 확대 여부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또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공무원들의 줄서기도 고질병이다. 선거에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 유력 후보를 암암리에 돕고 있으며 밀양에서는 정보통신담당 공무원이 현직 시장의 이메일 정보를 빼내 다른 출마예정자에게 건네기도 했다. 공무원 줄서기는 선거가 끝난 뒤 논공행상식 선심성 인사와 보복성 인사를 낳는다는 점에서 지방행정의 암적인 존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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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나서 돈선거, 비방 흑색선전, 공무원 선거 개입, 당내 경선 불법행위 등을 집중 단속한다고 하나 공명한 선거를 위해서는 유권자가 나서야 한다. 정치권의 자성과 유권자들의 참여 의식이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의 지름길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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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직 논설실장 jigk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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