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창업주DNA]해외로‥그에게 국경은 '國富 창출의 門'

[재계100년-미래경영 3.0] 창업주DNA서 찾는다
<2>현대그룹 아산 정주영②


1965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 해외공사 수주
日조선소 돌며 사업준비 현대중공업 일궈
현대車 '포니 신화' 도전정신·끈기의 승리

[아시아경제 손현진 기자]"한국 경제는 세계 기업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 밖의 부를 긁어 들여야 한다. 그러므로 기업은 세계 시장에 나가 경쟁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누가 더 많은 개발ㆍ투자를 할 수 있고, 누가 더 많은 인재를 양성할 수 있으며, 누가 보다 훌륭한 조직을 갖고 있느냐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 이길 수 있는 첫째 조건이다"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사고는 국경에 얽매이지 않았다. 19살의 나이에 단 돈 70원을 쥐고 상경해 자동차 제조업과 건설업의 기틀을 마련한 그는 빠르게 눈을 해외로 돌리기 시작했다. 그에게 해외 시장 진출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자 국부를 창출해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필수적인 과업이었다. 때문에 그는 경영진에게도 항상 넓은 해외에서 치열하게 경쟁해 시장을 개척하고 수출을 늘려야 한 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1963년 베트남 호치민의 상수도 시설 공사 국제 입찰을 통해 '해외 전진' 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비록 수주에는 실패했지만 건설업의 경우 해외에 진출하지 않으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정 회장의 신념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 이후 또 한번의 실패를 경험한 그는 절치부심한 끝에 마침내 1965년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하는 데 성공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건설회사가 처음으로 해외건설시장에 진출한 사례로 기록됐다.

2차선 도로의 길이는 98km, 공사기간 만 30개월, 공사비 522만 달러의 대규모 공사였다. 공사 도중에 경험부족, 기후 등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어려움도 겪었지만 정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난관 속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경험은 '할 수 있다'는 그의 자신감을 더욱 키웠다. 태국을 시작으로 정 회장은 알래스카 협곡 교량 공사, 괌의 주택 및 군사 기지 건설, 파푸아뉴기니 지하 수력 발전소, 베트남 캄란 군사 기지 건설, 메콩 강 준설 공사 등 을 연이어 수주했다.


1976년 마침내 그는 중동 진출에도 성공하게 된다. 1차 석유파동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던 1975년 그는 일찍이 중동 진출을 결심했다. 정 회장은 앞서 울산조선서를 건설해본 경험으로 바레인의 아랍수리조선소 건설공사를 수주해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쳤다. 한 번의 성공은 연이은 수주로 이어졌다. 결국 정 회장은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쥬베일 산업항 공사, 해군의 육상 및 해상기지와 주택전용 항만공사를 따냈다.


정 회장의 해외 시장 개척 사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966년 현대건설 이춘림 상무와 느닷없이 일본 조선소를 방문한 정 회장은 '해외에서 큰 배를 주문 받아 만들면 큰 돈도 벌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이시가와지마 하리아 중공업의 요코하마 조선소와 가와사끼 중공업, 고베 조선소까지 둘러본 그는 '당장은 어렵겠지만 차례차례 준비하면 되겠다'고 생각했고 바로 일을 추진했다. 배를 만든다는 것은 육지에서 하는 건축공사를 수상에서 하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에서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현대중공업의 시작이다.


문제는 당시 그에게는 조선소를 건립할 자금이 없었다는 것. 몇차례 자금 조달에 실패한 그는 1971년 영국 런던에 있는 애플도어의 롱바톰 회장을 찾아가 주머니에 있던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 보이며 말했다.


"이것이 거북선입니다. 우리에게는 1500년대에 철갑선을 만든 실적과 두뇌가 있습니 다. 다만 쇄국정책으로 산업화가 늦어졌으나 잠재력은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이 말에 마음이 동한 롱바톰 회장의 도움으로 정 회장은 조선소 건립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고 1972년 3월 울산 조선소 기공식을 가졌다. 하고자 하는 의지와 끈기, 순발력이 만들어낸 결실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진취적인 기상과 용감한 모험심, 불같은 열정으로 부단히 노력해 극복하고 배운다. 창업의 근본은 '낙관적인 사고'와 '자신감'이다"라는 그의 말 뒤에는 이 같은 경험이 뒷받침돼 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하나가 '포니'다. 1976년 1월 현대차에서 처음으로 자체 생산한 국산차 포니는 같은 해 처음으로 에콰도르에 수출했으며 1984년 캐나다에 진출했다. 이후 1985년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한 현대차는 1986년에는 마침내 '엑셀'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에 입성한다. 현대차가 미국에 처음 진출한 1986년 20만3291대였던 판매량은 지난해 43만5064대로 두배 이상 늘었다. 또 수출국도 1986년 70개국에서 지난해 200여개국으로 세배 가량 늘었다. 이제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5%가 넘어서는 세계 5대 자동차 업체로 우뚝 섰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종목 수익률 100% 따라하기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