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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아이들이 있는 실버타운

시계아이콘01분 27초 소요

두 곳의 실버타운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고령사회가 되면서 새로운 부동산 상품으로 떠오른 실버타운에 대해 항상 호기심을 갖고 있었기에 기회만 있으면 전국 방방곡곡의 실버타운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실버타운을 방문할 때마다 항상 떠오르는 궁금증은 ‘과연 노인들이 실버타운에 살기를 원할까’하는 것입니다.


실버타운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부동산업자들의 발 빠른 기획력과 자녀와 떨어져서 사는 노인들의 필요성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노인들은 실버타운에 들어갈 돈이 있으면 실버타운보다는 전원에 내 집을 짓고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는 곧 현재 분양되는 실버타운이 대다수 노인들에게 크게 어필을 하지 못할뿐더러 ‘그림의 떡’일수도 있다는 반증입니다.

고령사회에는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노인들 사이에서도 ‘손자 와서 자고 가라고 큰 아파트에 사는 사람’을 신종 바보노인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노인들의 주거관이 현실적으로 바뀐 것입니다.


아직은 건강하지만 배우자의 상실, 본인의 질병 등 예측 가능한 노년의 변수 앞에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노인들이 많습니다. 익숙했던 공간을 떠나 선택할 이유를 제공하는 실버타운이 성공할 것입니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믿을만한 의료진이 상주하고 신속한 병원 연계 시스템이 선택의 조건일 것입니다. 건강을 개선시켜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가사에서 해방돼 자유로운 생활을 원하는 노부부에게는 도심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식사나 가사 등 생활 편의 서비스가 중요할 것입니다. 과실수나 특용작물 재배를 통해 소일도 하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전원주택이 생기는 배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노년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보살핌이나 의료 기능보다도 사는 보람을 제공하는 실버타운이 오히려 경쟁력을 가질 것입니다.


멋지게 지어진 실버타운에 가보면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못한 운동시설이라든지, 다양한 부대시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과연 노인들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 의문이 생깁니다. 원하지도 않는 프로그램을 얹어 가격만 올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노인들은 현명한 소비자입니다. 분양이 완료되고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실버타운을 보면 한눈에 그 이유를 알아챌 수 있습니다. 가격도 서비스도 납득할만합니다.
노년기에는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노인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주택이 공급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것 또한 노인들이 원하는 삶의 모습입니다.


이번에 방문한 실버타운은 실버타운 내 공간을 할애해 유치원에 임대를 주었더군요. 노인들은 아이들을 사람 꽃이라 칭하지요. 아이들을 보는 것 자체가 실버타운 노인들에게 활력소를 제공할 것입니다. 1세대와 3세대를 한 공간에 자연스럽게 배치한 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현명한 노인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는 실버타운이라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노인들만의 실버타운은 경쟁력이 없습니다. 노인과 젊은이가 한데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질 때 그 실버타운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 속에 섞여 살아야 한다’는 노인들의 말을 흘려들어서는 안 되겠지요.

리봄디자이너 조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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