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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나비③] 수애, '팔색조 연기'가 돋보이는 이유


[아시아경제신문 황용희 기자]수애가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이하 불꽃 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영화속 수애는 근엄하기짝이 없는 명성황후를 '한 남자와 불꽃같은 사랑에 가슴 졸이는' 한 여인으로 연기해, 새로운 해석을 가능케 했다. 단아하면서도 여성스럽고, 여성스러우면서도 강인한 그의 연기에 많은 영화팬들은 명성황후를 새롭게 조명하며 열광하기에 이른다. 그는 또 '불꽃 나비' 홍보를 혼자 떠맡는 등 고행의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남자배우 조승우의 군입대로 주춤해진 영화홍보를 스스로 떠안고 가면서 투철한 '책임감'까지 보여주고 있다. 영화관계자들은 그의 이같은 열정과 의연함에 엄지손까락을 치켜 세운다.


과연 무엇이 오늘날의 수애를 만들어 낸 것일까? 수애의 출연작품을 그의 성장그래프와 함께 분석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작업이 된다.

#영화 '가족'(2004)='절제의 아름다움'를 배웠다.
영화 첫 데뷔작인 '가족'에서 그가 보여준 캐릭터는 눈물과 강인함이었다. 소매치기 전과 4범의 반항적인 큰딸 정은 역을 연기한 수애는 소매치기라고는 하기에는 너무나 속깊은 딸이다. 수애는 이 캐릭터를 연기하며 '절제의 아름다움'를 배웠다. 그는 슬프지만 그 슬픔을 내뱉지 않았다. '꾹꾹 눌러' 담은 캐릭터에는 눈물보다 더 진한 슬픔이 있다. 이와함께 '눈물의 여왕'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다.


그는 이 영화를 계기로 다양한 작품들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게 된다. 그해 연말에는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수애에게 있어서 이 작품은 '도약의 계기'가 됐다. 서글픔과 당당함이 묘하게 공존하는 그의 개성 연기가 빛을 발하면서, 연달아 출연한 드라마 '해신'과 함께 시너지 효과까지 냈다. 당연히 인지도는 상승했다.


#나의 결혼 원정기(2005)=여성스러움과 강인함을 한몸에
'나의 결혼 원정기'에서 수애는 여성스러움속에 강인함을 찾아볼 수 있다.


능숙한 러시아어와 평양 사투리를 구사하는 현지 통역관 '라라'역의 수애. 신부감을 찾아 우즈벡으로 건너온 죽마고우 두 시골 노총각들을 위해 현지 통역을 하는 그는 험난하기도 한 맞선 대장정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내 휴먼드라마의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캐릭터 또한 강단 있고 생활력 넘치는 라라역을 멋지게 소화함으로써 연기력까지 인정받기에 이른다. 전체적으로 그녀의 차분하고 조용한 이미지가 뒷받침되면서 수애의 새로운 포지셔닝도 덩달아 빛을 보게 됐다.


#'그 해 여름'(2006)=여성스런 아름다움 발산.

이 영화에서 수애는 가족도 없이 외롭게 살아가는 도서관 사서 정인 역을 연기했다. 그래도 정인은 결코 슬프지 않았다. 수애는 정인을 때로는 씩씩하고, 또 때로는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한 여성으로 묘사했다.


한마디로 영화속 정인은 수애를 만나 감정이 풍부한 입체적 캐릭터로 거듭난 것이다. 시나리오상의 평면적 캐릭터가 수애의 감성연기로 한층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고, 뛰어난 감수성 연기로 표출될 수도 있었던 것. 흥행에서는 실패했지만 '그해 여름'은 수애에게 멜로 연기자로의 가능성을 발견해 낼 수 있었고, 원톱 주연배우로의 가능성까지 빼낼 수 있었다. 한 평론가의 '여배우 기근현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 오랜만에 화사한 미소의 괜찮은 여배우를 볼 수 있었다'는 평가가 꽤 인상적이다.


#님은 먼 곳에(2008)=여자보다 아내는 강인하다
1970년대,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전쟁에 참전한 남편을 찾기 위해 위문공연단에 들어간 '순이'.


이 영화는 '수애의 재발견'으로 더욱 의미 있다. 여기에 '섹시한 이미지'까지 발산, 여인 이미지로의 이미지 전환에 성공했고, 궁극적으로는 단아한 이미지로만 국한되는 단선적 이미지를 부분적으로나마 탈피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영화에서 직접 노래까지 부름으로써 '만능 연예인'이란 이미지까지 심었다. 또 실제로 펼친 음주 촬영은 지금까지도 화제로 남아있다.


수애가 여배우 기근 현상 속 충무로에서 원톱 가능성을 증명한 작품이기도 하다. 당연히 그해 연말 각종 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



#'불꽃처럼 나비처럼'(2009)_여인으로서의 명성황후는?
그리고 오늘 그는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몰랐던 여인으로서의 '명성황후 민자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역대 명성황후 중 가장 아름다운 명성황후', '명성황후다운 명성황후를 연기했다'는 평가와 함께 영화 속 그의 강인함과 현명함은 톱스타 수애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나리오 속 수애는 한 남자에게 사랑 받는 명성황후를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고, 첫 노출 연기는 수많은 남성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수애가 이병헌 유준상 주현 등 상대배우들과 많은 나이 차가 부담스러웠다면 이번엔 동갑나기 파트너인 조승우를 맞아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 호흡을 보여줬다. 강인함, 현명함, 절제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친 수애. 그는 이번 영화가 끝날 때 쯤엔 한국 최고의 여배우로 다시 한번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황용희 기자 hee21@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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