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증가와 경기불안정으로 인해 상환 증가, 기업에는 악영향
지난 달 영국 가계 대출 상환액이 16년 만에 신규 대출액을 앞질렀다고 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지가 보도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에 따르면 지난 달 가계 대출 상환액은 대출액보다 6억3500만 파운드(10억2600만 달러) 많았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지난 1993년 이래 처음 나타난 것이다. 이로서 지난 달 가계 대출은 전달 대비 6000만 파운드 감소한 1조4500억 파운드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가계 대출 상환액 증가에 대해 “소비자들이 연체된 카드빚과 모기지 대출 금액 등을 갚고 불안정한 재무상태를 청산하고자 하는 노력이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채권 전문가들 역시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자산 부실을 털어내기 시작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소비자들이 소비와 대출을 급격하게 줄이는 것은 기업과 정부 확장정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루이스 브리테인의 베이커 틸리는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던 영국 국민들이 빚 청산에 나선 점은 분명히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마음껏 쓰고 나중에 갚자는 식의 잘못된 소비 행태를 깨달아 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출 상환액 중 모기지 대출 상환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달 동안 모기지 대출 상환액은 모기지 대출액보다 4억1800만 파운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모기지 승인 건수는 6월의 4만7891건에서 소폭 상승한 5만123건을 기록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이코노미스트 하워드 아처는 “채무가 많아진다는 것은 가계 재무제표 개선도 힘들어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실업률이 여전히 높고 경제전망이 불투명해 사람들이 소비보다는 저축에 힘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싱크 탱크 센터 이코노미스트 벤저민 윌리엄슨은 “이번 대출 상환액 증가 소식은 정책입안자들에게는 그리 좋지 않은 소식이 될 것”이라며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대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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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필 기자 ryanfee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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