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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리포트②]칸 진출 韓영화 역대 최다 10편, 의미는?


[칸(프랑스)=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13일(현지시간) 개막하는 62회 칸국제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영화가 역대 최다인 10편이 상영되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 칸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한국영화는 합작영화를 포함해 총 10편으로 지난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물레야 물레야'(주목할만한 시선)가 처음 칸에 진출한 이래 최다 기록이다.

◆ 2005년 8편 기록 깬 10편 진출

지난 2005년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한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을 비롯해 '활'(김기덕), '주먹이 운다'(류승완), '그때 그사람들'(임상수), '달콤한 인생'(김지운) 등 총 8편의 장단편 영화가 칸 관객들과 만났다. 이 중에는 클래식 부문에서 상영된 정창화 감독의 '죽음의 다섯 손가락'(1972)도 포함돼 있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상영되는 한국영화는 △경쟁부문='박쥐'(박찬욱) △비경쟁부문=여행자(우니 르콩트) △주목할 만한 시선='마더'(봉준호) △감독주간='잘 알지도 못하면서'(홍상수), '먼지아이'(정유미) △비평가주간='6시간'(문성혁) △시네파운데이션='남매의 집'(조성희), '경적'(임경동) △ACID='허수아비들의 땅'(노경태) △클래식='연산군'(신상옥) 등이다.

이중 공식 비경쟁부문 특별상영작으로 선정된 '여행자'는 한국인으로 태어나 프랑스에 입양된 여성 감독 우니 르콩트가 연출하고 이창동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한불합작영화다. 한국의 나우필름과 프랑스의 글로리아 필름이 공동제작했다. 한국에서 촬영된 이 영화에는 김현석 촬영감독 등 다수의 한국 스태프가 참여했고 영화 '괴물'의 고아성과 김새론, 박도연, 설경구 등 한국배우들이 출연했다.

'여행자'를 제작한 이창동 감독은 신상옥 감독에 이어 2번째로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되는 영예를 누렸으며, 배두나는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이 주목할만한 시선에 칸영화제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리게 됐다.

◆ 박찬욱-봉준호-홍상수, 칸의 스타감독들

지난 25년간 칸과 인연을 맺어온 한국영화가 올해 상영작 최다 기록을 세운 것은 무엇보다 스타 감독들의 치열한 작가정신과 한국 독립영화의 급성장 덕분이다. 스타 감독들에 대한 평가는 이미 자리를 잡았다고 말할 수 있다. 아무리 스타 감독이라도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초청작 리스트에 올리지 않는 영화제 특성을 고려했을 때 세 감독에 대한 칸의 믿음은 꽤 굳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찬욱·봉준호·홍상수 감독은 이미 칸은 물론 베니스와 베를린에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받는 작가들이다. 홍상수 감독은 경쟁부문에 두 차례, 주목할만한 시선에 두 차례 초청받은 바 있는 칸의 스타 감독이며, 봉준호 감독은 '괴물'과 옴니버스 영화 '도쿄'로 두 차례 칸의 초청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을 제외한 5편이 칸, 베니스, 베를린의 경쟁부문에 초청돼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감독으로 자리를 잡았다.

◆ 한국 독립영화의 급성장



최근 '워낭소리' '똥파리' '낮술'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 독립영화의 르네상스는 칸국제영화제에서도 확인된다. 장편과 단편을 포함해 총 다섯 편이 상영작 목록에 올랐다. 1999년 송일곤 감독의 '소풍'이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돼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래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3편의 독립영화와 단편영화가 초청됐다. 이는 김기덕, 홍상수 등 유명 감독들이 독립영화 방식으로 제작한 작품들은 제외한 수치다.

올해엔 역대 최다 기록인 5편의 독립영화와 단편영화가 칸영화제 공식·비공식 부문에 초청됐다. 한불 합작영화인 '여행자'까지 포함하면 6편이나 된다. 최근 독립영화들이 국내에서 보여준 기록적인 흥행과 연관지었을 때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상업영화가 침체에 빠지면서 오히려 평균적인 완성도가 높아진 것처럼 독립영화 역시 제작여건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는 반대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 합작과 교류를 통한 한국영화의 세계화

국제영화제에서 영화의 국적이 무의미하게 된 건 이미 오래 전 일이다. 2개 이상 국가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일이 부지기수이고 배우나 스태프의 교류 또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3개국 이상이 공동으로 제작하고 배우와 스태프가 뒤섞여 있을 때는 특정 국가의 영화라고 분류하기 곤란한 경우가 다반사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상당수의 한국영화가 합작영화라는 점은 한국영화의 세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유니버설이 순수 제작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33억원을 투자해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앞서 언급한 '여행자'와 노경태 감독의 '허수아비들의 땅'은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제작한 영화다. '허수아비들의 땅'이 상영되는 ACID 부문은 프랑스독립영화배급협회가 우수한 프랑스 독립영화를 선정해 칸영화제 기간 중 상영과 해외배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합작영화는 아니지만 배두나는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에 출연해 칸 관객들과 만난다. 이래저래 올해 칸영화제는 한국영화 최대의 축제가 될 전망이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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