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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버락 오바마와 태웅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이름 '버락'은 '축복받은 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 버락이라는 단어는 오바마의 아버지 고향인 아프리카 케냐쪽 언어인 스와할리어인데 이 언어는 아랍어에도 영향을 줬다는군요. 흑인에다 아프리카와 아랍계 이름을 쓰는 이 생소한 대통령은 태평양 건너 한국증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 특히 코스닥의 '그린(녹색)' 열풍의 진앙지가 바로 이 버락 오바마입니다. 오바마로부터 축복받은 종목들은 단기간 몇배씩 시세가 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좁게는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부터 넓게는 바이오, LED(발광다이오드) 등이 모두 오바마의 새로운 정책 영향을 받은 종목들입니다.

최근까지 오바마의 축복을 가장 많이 받은 테마군은 바이오와 LED였습니다.

바이오는 오바마가 부시와 달리 줄기세포 연구를 적극 지지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바이오 테마는 당장 실적이 나지 않는다는 약점에도 종목마다, 세부업종마다 다양한 재료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시세가 꺾일만하면 재료가 여기저기서 나오며 테마의 생명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LED는 오바마 및 MB(이명박 대통령의 이니셜)식 그린 에너지 정책의 최대 수혜 테마군입니다. 버락의 그린 정책과 2013년까지 백열등을 없앤다는 MB 목표가 어울러지면서 관련주들의 랠리도 뜨거웠습니다. 나도 LED 수혜주라고 외치며 등장하는 종목들도 끊이지 않습니다.

두 테마의 선두주자인 셀트리온과 서울반도체가 코스닥 1등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툼을 벌였던 것 역시 오바마의 축복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겠죠.

요즘들어 오바마 축복을 받은 테마주가 또 생겨났습니다. 바로 풍력주입니다. 사실 이 녀석이 이번에 처음 주목받는 것은 아닙니다. 올 초 오바마 정부 출현 당시 녹색열풍의 선두주자로 꼽히며 랠리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축복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풍력주의 랠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오바마의 바이오산업 정책과 MB의 그린 에너지 정책이 부각받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자연스레 바이오와 LED로 옮겨갔기 때문이죠.
여기에 사모펀드인 H&Q가 풍력 단조주인 현진소재와 용현비엠의 지분을 매각한 것과 코스닥 테마주 감시 강화 소식 등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시장의 관심에서 물러섰던 이 녀석을 다시 끌어올린 주역은 역시 오바마의 였습니다. 지난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풍력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언급한 것이 랠리의 불을 지핀것이죠.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0~2013년 미국의 풍력 터빈 설치량은 기존 예상치 4만3364MW 보다 47% 정도 증가한 6만3862MW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미국 경기부양안에 따라 세금감면 혜택을 받게되면 2010년부터 풍력발전 단지의 건설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 2005년 세금감면 정책 연장으로 미국 풍력 터빈 설치량이 지난해까지 연평균 51% 급증했다는 게 이를 뒷받침합니다.

우리 정부도 풍력산업 지원에 적극적입니다. 4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에 따르면 2012년까지 약 480MW의 풍력터빈이 신규로 설치될 예정입니다. 여기에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법안까지 도입된다면 이같은 계획안은 대폭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RPS시스템 하에서는 발전사업자가 경제성과 목표발전량을 고려해 발전원을 선택해야 하는데 단연 경제성과 발전단지의 대형화 요구에 적합한 풍력발전이 유리하기 때문이죠.

이쯤되면 풍력발전 산업 관련 관련 수혜주를 찾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증권가가 꼽는 최대 수혜주는 태웅, 용현BM, 평산, 현진소재 등 풍력단조업체입니다.

한병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는 2012년 총 전력공급량의 3%, 2020년 10%를 RPS비율(현재 1.4%)로 예정하고 있다"며 "2010년부터 풍력발전단지 발주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풍력단조품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종목은 태웅입니다. 풍력주의 대장주로 꼽히는 태웅은 어느새 서울반도체를 누르고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자리를 꿰찮습니다. 1위 자리도 노려볼 태세입니다. 현재 코스닥 1위인 셀트리온과의 시총 차이는 1855억원에 불과합니다.

실적도 코스닥 대장 자리를 노리는 녀석답습니다. 태웅의 1분기 영업이익 시장 컨센서스는 287억원에 형성돼 있지만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초과한 성적표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데다 대형 및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된 덕분이죠.

펀더멘털과 수급이 뒷받침하자 증권가 예찬도 끊이지 않습니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글로벌 풍력업체들의 수주취소에 따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신규설비를 통한 매출확대, 원자력 발전 비중 확대, 양호한 재무구조 등을 바탕으로 가장 매력적인 단조업체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동익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위한 파이낸싱도 일부 난관에 봉착하면서 풍력발전기 부품의 신규수주가 다소 둔화됐지만 태웅은 거래처와 아이템 확대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국내 증시서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는 기관은 지난 21일 이후 5일 연속 태웅을 사들였습니다. 외국인 역시 지난 20일 이후 매수 우위입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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