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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쏘렌토R "주문량 넘치는 인기 비밀은..."


200마력 엔진-연비 동급 최강,,첨단 편의장치도 듬뿍

기아자동차의 쏘렌토R은 요즘 국내에서 가장 잘 나가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1공장에서 모하비, 포르테 등과 같이 생산되고 있는데 하루 생산 능력 이상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아차 일부 영업소에서는 전시 차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 계약이 이뤄지는 이례적인 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쏘렌토R의 이같은 인기의 비밀이 지난 24일 제주도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시원하게 풀렸다.

쏘렌토R은 구형 모델 이후 7년만에 새로 선보였다. 브랜드 이름을 똑같이 계승했을 뿐이지 제품은 완전히 환골탈태했다. 첫 눈에 들어온 차체는 구형 모델에 비해 훨씬 안정감이 돋보였다. 차체가 95㎜ 길어진 동시에 높이도 15㎜ 줄어든 탓이다. 전장의 경우 4685㎜로 GM대우 윈스톰 보다 50㎜ 더 길다. 차 넓이도 현대차 신형 싼타페 보다 10㎜ 크다.

덕분에 실내 공간이 더 넓어진 것은 물론 트렁크도 골프백이 4개가 충분히 들어갈 만큼 여유로워졌다. 드라이버가 운전석을 최대한 뒤로 밀어도 뒷자석의 동승자에게 별다른 불편함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쏘렌토 특유의 박스형 외관을 그대로 계승한 만큼 닛산 인피니티 EX35에서 느껴지는 스포티함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는 매력을 뽐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중대형 고급 세단에서나 볼 수 있는 각종 편의장치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로체 이노베이션 이후 신차에 채택되고 있는 음성인식 네비게이션, 자동요금징수시스템, 에코드라이빙시스템은 기본이고, 6단 자동변속기 등 그랜저 이상 대형 세단에서나 볼 수 있는 사양도 돋보였다.

이 가운데 운전자가 등과 힙에서 바로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도록 한 통풍시트가 인상적이었다. 시승 행사가 있던 날처럼 불쾌지수가 높은 습한 날씨에서 쾌적한 운전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실내 전체를 관통하는 파노라마 썬루프와 음이온을 내뿜는 클러스터이오나이저도 이날 주행 체험을 하는 기자의 운전지수를 높이는 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

출발지인 제주도 오라CC에서 벗어나 5ㆍ16 도로에 들어섰다. 브리핑 시간에 비오는 날이니 만큼 운전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받았지만, 이 차에 장착된 차체자세제어장치(VDC)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긴장감은 덜했다. 실제로 제주해안도로 인근에서 시속 70㎞ 주행때 물웅덩이를 지나는 다소 아찔한 상황도 있었지만, 차체 흔들림이 생각보다 적어 그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뒷자석에서의 승차감도 구형 모델에 비해 확실히 개선됐다. 특히 고속방지턱을 지날때 흔들림이 덜했다. 전륜구동인데다 모노코크 타입으로 프레임 형식의 구형모델에서의 언듈레이션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쏘렌토R의 엔진 성능을 본격적으로 테스트해봤다. 이 차에 장착된 엔진은 200마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힘을 자랑하는데다 순간 가속도 능력을 좌우하는 토크가 최대 44.5 kgㆍm로 소개된 터였다. 날씨 관계로 시속 120㎞ 이상 주행을 하지는 못했지만, rpm도 2000 이상을 넘지 않았다. 출발, 가속, 고속주행때도 엔진 소음이 크지 않아 디젤 차량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순간 가속때의 느낌은 기대에 다소 미치지는 못했다. 쏘렌토R의 경우 싼타페 보다 47㎏ 가벼운데다 최대 토크가 우수했음에도 튀어나갈때 추진력이 시원하게 전달되지는 않았다. 기아차 특유의 둔탁한 느낌을 완전히 벗어던지지는 못한듯 싶었다.

이 차는 여성운전자를 위한 배려도 곳곳에 배어있었다. 14인치 노트북도 수납할 수 있는 대용량 콘솔박스를 갖춰놓았고, 벤츠 고급형 세단 S클래스에서나 느껴봄직한 오르간 타입 가속페달로 순간 가속때 감각이 상대적으로 무딘 여성들의 운전 안전감을 높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여성들에게 부담스러운 오르막 길에서도 경사로밀림방지장치(HAC)가 호응을 얻을 것 같았다. 실제로 오르막 정차상태에서 재출발할때 차가 뒤로 밀리는 느낌이 적어 여성운전자의 무리한 순간 가속을 방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였다. 또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어도 시속 30㎞ 이상 주행하지 못하도록 한 경사로저속주행장치(DBC)도 인상적이었다.

시승 코스를 안내하는 지도 책자도 있었지만 책장을 넘길 일은 없었다. 음성인식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운전대에 있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길 찾기는 물론 다양한 기능들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80㎞ 정도를 돌아 목적지에 도달해 주차할 때도 후방 카메라의 확실한 인도로 기분좋게 테스트를 끝낼 수 있었다.

이같은 성능과 고급 세단급 편의장치에도 불구하고 쏘렌토R의 가격은 합리적인 편이다. 시승행사에 나선 R2.2의 경우 기본 출고가격이 2890만원이고, 풀옵션 최고가격은 3700만원 선이다. 오는 7월부터 판매될 예정인 세타 2.4(LPG)는 기본가가 2640만원으로 책정됐다.

서귀포=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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