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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여비서 다이어리와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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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비서 다이어리’가 화제입니다. 이유인즉슨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 회장의 ‘여비서 다이어리’로 상당한 수사 성과를 냈기 때문입니다. 박 회장 비서의 다이어리에는 박 회장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만나 식사를 하고 골프를 쳤는지 등이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돼 있어 관련 인사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비서 다이어리’ 엔 그녀가 모시는 상사에 대한 모든 것이 적혀 있습니다. 점심이나 저녁 약속, 술 약속, 골프 부킹 등 거의 모든 스케줄이 기록돼 있습니다. 심지어 아내 생일 등 가족 애경사도 적혀있습니다. 이렇듯 모든 게 속속들이 적혀있다 보니 검찰 안팎에선 “누구 다이어리 때문에 나가떨어지고 누구는 다이어리로 죽다 살아났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이어리 뿐만이 아닙니다. 최근엔 내비게이션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곳에 행선지가 입력돼 있다 보니 동선을 파악하는데 활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지난해 공기업 감사가 한창일 때 감사원이 급습해 모 기관장 승용차에 달린 내비게이션을 떼어가기도 했습니다.


여비서의 다이어리, 내비게이션, 핸드폰, 전자계산기 등등…. 이런 문명의 이기(利器)가 경영자들로 하여금 머리를 쓸 기회를 빼앗고 있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쓰지 않다보면 치매에 걸릴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치매가 어떤 병입니까. 정상적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각종 뇌 질환으로 인해 지적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병으로 한번 발병하면 완치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2007년 국내에서 개봉됐던 일본영화 ‘내일의 기억’을 아십니까. 유명한 광고회사의 잘 나가던 50대 부장 사에키. 수십년 간 매일 출퇴근했던 회사 인근 도시 한복판에서 길을 잃어버립니다. 당황한 그는 부서 여직원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합니다. 땀을 흘리며 여직원이 가르쳐주는 대로 이리저리 골목을 헤매던 그는 힘겹게 회사를 찾은 후 기진맥진해 주저 않습니다. 여러분도 사에키가 될 수 있습니다. 피자를 보고 파인애플이라고 말하는 등 엉뚱한 단어가 튀어 나온다거나, 매일 보는 직원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으면 치매를 의심해볼만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모든 병이 그렇듯 치매도 노력하면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풀고, 과음을 하지 않고, 금연을 하면 치매는 멀어집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머리를 많이 쓸 것을 권유합니다. 일부러라도 핸드폰 번호를 외우거나 정기적으로 단순계산을 하라는 것이지요. 심지어 재미삼아 치는 고스톱도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합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연구팀은 손자들이나 가지고 놀 법한 비디오게임이 노인들의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여비서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직책상 여비서가 필요하더라도 스케줄이나 전화번호 관리 등 머리로 하는 일은 스스로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참에 가까운 지인 50명 정도의 핸드폰 번호를 외어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이코노믹리뷰 강혁 편집국장 kh@ermedia.ne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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