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 부동산 대책] 단기 규제 반복하면 서울 집값 잡힐까
기사입력 2018.08.27 16:00최종수정 2018.08.28 19:44 건설부동산부 박민규 기자
   ▲자료: 한국감정원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정부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을 추가 지정하는 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집값이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8·2 대책의 아류 격인 이번 단기 대책만으로 서울 집값을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급등세가 잠시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된다는 것이다.

◆서울 투기지역 추가 지정=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9곳을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한다고 .

서울의 경우 종로·중·동대문·동작구 등 4곳이 투기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수도권에서는 기존에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던 광명·하남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구리와 안양 동안구 및 광교택지개발지구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됐다. 지정 효력은 오는 28일부터 발생한다.

올 초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집값은 정부의 재건축부담금 엄포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 규제 이후 진정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4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이후 본격적인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지난달 6일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발표되고 며칠 뒤인 10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을 밝히면서 서울 주택시장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종부세 개편안은 시장의 예상보다 강도가 약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은 해당 지역은 물론 인근에까지 집값 급등세를 불러오는 방아쇠 역할을 했다.

◆‘여의도·용산 개발계획’ 서울 집값 불질러=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박 시장이 지난달 10일 싱가포르 순방 중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을 밝힌 이후 이달 20일까지 한달여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11% 올랐다. 특히 여의도가 위치한 영등포구는 1.84% 뛰며 서울 시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산구 역시 이 기간 아파트값이 1.78% 급등해 인근 동작구(1.81%)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값이 0.3% 오르는 데 그쳤고 전국 평균치는 0.18%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더 큰 문제는 여의도·용산에서 촉발된 집값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했다. 일주일 전 0.18%에서 오름 폭이 두배 이상 커진 것이다. 올 초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급등했던 지난 1월22일(0.38%)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8·2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직전인 지난해 7월31일(0.33%)보다도 지난주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

특히 서울 시내 25개 구가 모두 지난주 아파트값 오름 폭이 커졌다. 동작구는 지난주 아파트값이 0.80% 급등해 서울 시내에서 가장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강동구(0.66%)와 양천구(0.56%)·강서구(0.53%)·영등포구(0.51%)·송파구(0.46%)·강남구(0.45%)·용산구(0.45%)·마포구(0.42%) 등도 평균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동작구의 경우 노량진·흑석뉴타운 등 개발 호재가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강동구는 지하철 연장, 강서구는 마곡지구 개발, 영등포구는 여의도 통합개발, 용산구는 용산 개발 마스터플랜 기대감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주택 거래량 적은데 가격만 급등=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서울 주택시장이 매매거래량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만 뛰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이례적인 현상이 수도권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 유입 및 개발계획 발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예년보다 적은 수준으로 거래량이 동반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며 “다양한 개발 호재로 모든 구에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이 서울 집값 급등에 불을 질렀다는 지적을 의식한 서울시는 전날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을 잠정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집값 급등의 원인을 제거하고 정부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을 추가하면서 서울 집값은 어느 정도 누그러들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서울 집값은 여전히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 주택 수요가 꾸준한 상황에서 정부가 단기 대책으로 수요를 억누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투기지역으로 서울 집값 잡힐까= 투기지역의 경우 기존에 투기과열지구에도 적용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40% 규제 외에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제한되고 가구당 주택담보대출이 1건으로 제한되는 등 . 기존에 투기지역의 가장 강력한 규제였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지난해 8·2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넘어가면서 투기지역의 칼날이 예전 같지는 않은 상황이다. 주택담보대출 건수 제한의 경우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는 해당이 없고 자금력이 풍부한 자산가들에게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에 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한다고도 밝혔다. 30만가구 이상 추가 공급이 가능한 30여개 지역의 공공택지를 추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중 일부는 지난달 발표한 신혼희망타운과 겹친다. 이번 공급 확대가 서울의 주택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기존 정부 인식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수요 대비 입주 물량이 풍부하지만 2022년 이후 쓸 택지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차원이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 발언이 서울 집값 급등세의 방아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현재의 급등세가 단순히 개발 호재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정부는 투기 및 가수요로 인해 급등세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지만 지금 시장은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하면서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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