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러시아의 자존심으로 불린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호의 침몰은 우크라이나 미사일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미국 국방부가 밝혔다.
15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우크라이나군이 넵튠 미사일 2발을 모스크바호에 명중시켜 침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간 모스크바호 침몰 원인을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상반된 주장으로 대립한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13일 자국군의 공격으로 모스크바호가 침몰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막심 마르첸코 오데사 우크라이나 주지사는 자국군의 넵튠 지대함 미사일이 흑해에서 작전 중이던 모스크바호에 명중해 큰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CNN도 같은 날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주장은 달랐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4일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호 함정 내 탄약 폭발로 화재가 발생해 선체 손상을 입어 균형을 잃고 침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미 국방 당국은 사건 발생 이틀 만에 정보 취합을 통해 격침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모스크바호 침몰 직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의 바실키우 지역에 있던 넵튠 미사일 제조공장에 공격을 가한 것 역시 이러한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는 대목이다.
한편 서방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에 따른 모스크바호 침몰이 러시아군 자존심에 상당한 타격을 가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며 핵무기 사용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빌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조지아 공과대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지도부의 절박함과 군사적 실패를 고려할 때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위협을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CIA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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