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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반복되는 강남, 집값은 끄떡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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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수해·지진·태풍)와 집값 연구
"빈번한 재해는 시장 참여자 인지…가격에 이미 반영"
인재일 경우엔 영향 커…포항시 지진 3년 하락 사례

수해 반복되는 강남, 집값은 끄떡없는 이유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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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상시화되면서 그에 따른 집값 영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지진·태풍·홍수 등 다양한 유형의 자연재해와 주택가격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 있는 편이다.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0일 오전 6시 기준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인한 주택·상가 침수 피해는 2670여 동으로 파악됐다. 그중 서울이 대부분인 2419건을 차지했고, 특히 저지대라 빗물이 모인 강남권에 피해가 집중됐다. 강남지역 고가아파트 지하주차장, 방배동 일대 고가빌라 지하주차장이 침수 피해를 보았고, 강남역 일대 상가 등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살펴보면 강남구는 2010년 이후 10년간 총 7차례의 수해를 입었다. 이는 서울 전체 자치구 중 최다로 서울 평균은 4.04회다.


강남권 고가아파트의 수해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지난 5년간 각종 규제로도 못 잡은 강남 집값을 수해가 잡았다"는 촌평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수해와 집값은 그다지 관계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치주 건설경제산업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해외연구 사례 등을 종합하면 '예측하지 못한 자연재해는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할 수 있지만, 매년 또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재해의 경우에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참여자들이 '자연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을 이미 인지하고 있으므로 강남처럼 수해가 잦은 지역은 이미 주택가격에 그러한 요인이 반영돼 있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집값은 자연재해 외에도 공급과 수요, 금리, 교통·학군 등 복합적인 요인에 결정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강남권의 수해가 컸던 2010년, 2011년 등 과거 사례를 살펴봐도 집값 변동률엔 특이점이 없었다. KB통계를 살펴보면 2010년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말 대비 -1.61% 감소했으나, 서울 전체의 -2.19%와 비교하면 오히려 감소폭이 적었다. 2011년에도 강남구는 -0.37%, 서울은 -0.44%를 기록했다.


수해 반복되는 강남, 집값은 끄떡없는 이유 9일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일대에서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들이 물이 빠지면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다만 반복적이고 자연적인 재해가 아닌, 인재 등에 의한 재해일 경우에는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 국토연구원이 7월 발간한 '지진재해가 지역 주택경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2017년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의 지진 재해가 북구와 남구의 주택가격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지진 발생 이전에는 포항시 북구의 평균 주택실거래가격이 남구보다 더 높았다. 지진이 발생한 후에는 북구의 실거래가격이 하락이 남구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포항 지진은 인재(human-made disaster)에 의한 촉발 지진이었다"고 발표한 후, 북구의 아파트 실거래가격 하락 추세가 남구의 하락 추세보다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구의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남구보다 다시 높아지는 시점을 기준으로 지역 주택경기가 회복됐다고 가정하면, 2017년 11월에 지진이 발생한 후 약 3년 동안 그 피해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연구위원은 "예측불가능하고 자연발생적인 지진보다, 인재에 의한 재해의 재발 위험을 더 크고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해 반복되는 강남, 집값은 끄떡없는 이유 포항 북구 지진 발생 후 아파트 가격 변화 <자료:국토연구원>



자연재해와 집값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해외에서 주로 이뤄졌는데, 연구결과는 대체로 '자연재해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존재하지만, 대부분 1년 내외로 단기적이다'로 요약된다.



▲지진의 진도(intensity)의 세기가 클수록 주택가격의 하락 폭도 커진다는 연구(Cheung 외·2018), ▲토네이도와 허리케인이 발생하면 주택가격이 감소하지만, 그 기간은 한 달 내외의 짧다는 연구(Ewing 외·2007) ▲홍수가 발생한 지역의 주택가격 변화를 분석한 결과, 주택가격이 낮을수록 그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홍수가 발생한 1년 동안에만 주택가격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Zhang·2016)가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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