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발표… "국가, 국민 위해 이끌어주실 분"(종합)

추경호 등 경제라인 외 깜짝인선 눈길… 尹 "할당·안배 없다, 유능한 분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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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새 정부 1차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국무총리 후보자를 발표한지 일주일만으로 18개 부처 가운데 절반의 인선이 마무리됐다. 인수위는 나머지 장관 인선도 이번주 중 모두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추 후보자를 포함한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에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 국방부 장관에 이종섭 전 합참 차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 보건복지부 장관에 정호영 전 경북대 병원장, 여성가족부 장관에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장을 각각 지명했다.

인선에 대한 기준에 대해 윤 당선인은 "다른 것 없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 이끌어줄 분인가에 기준을 두고 선정해 검증했다"고 말했다. 특히 "저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어차피 지명해야 할 공직이 많고 대한민국 인재가 어느 한쪽에 쏠려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지역, 세대, 남녀라든가 균형이 잡힐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8명의 장관 후보자. (윗줄 왼쪽부터)국민의힘 추경호 의원(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국토교통부 장관), 이종섭 전 합참 차장(국방부 장관) 외 (아랫줄 왼쪽부터)이종호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보건복지부 장관), 박보균 전 중앙일보 부사장(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숙 전 의원(여성가족부 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통 경제관료 추경호 발탁… 국토부 장관에 '원희룡' 깜짝 카드= 윤 당선인은 추 후보자 발탁 배경에 대해 "추 의원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고 국정 현안에 대한 기획조정 능력을 높이 평가받아온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도 기획재정위 간사,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당의 전략 기획과 원내 협상을 주도했다"며 "공직에서의 전문성, 의정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닦고 의회와 소통도 원만히 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내정 소식이 이미 알려졌던 추 후보자와 달리 원희룡 기획위원장이나 이종호 소장 등 '깜짝 인선'도 눈길을 끌었다. 원 위원장 지명에 대해 윤 당선인은 "두 차례 제주 지사를 지내며 제주용 스마트시티, 스마트그린 도시 등 혁신적인 행정을 펼쳤다"며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선대위에 정책본부장으로서 주요 정책을 공약을 설계했고 공정과 상식이 회복돼야 할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원 위원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한 후 대선후보 캠프에서는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을 맡아 대선 정책 공약 전반을 총괄했다. 당선인 측근 가운데 공약 이해도가 가장 높은 인물 중 하나로 대선 과정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장동 의혹 공세를 직접 지휘했다.

이종섭 국방장관 후보자 역시 깜짝 인사로 평가된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군사 작전과 국방 정책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온 분"이라며 "튼튼한 안보와 강력한 국방력을 구축하면서 동맹국과도 긴밀한 공조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위원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으로 한미안보협의회(SCM) 등 한미동맹 관련 주요 정책에 깊이 관여했다. 박근혜 정부 때 중장으로 승진해 군단장을 맡았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합동참모회의 2인자인 합참 차장을 지냈다.

◆전문성에 집중한 내각, 추가 인선은 이번주 마무리= 윤 당선인은 나머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전문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종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세계적 반도체 기술 권위자"라며 "역동적 혁신 성장의 토대가 되는 첨단 과학 기술 발전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서울대 공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2019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재·부품·장비기술특별위원회 민간위원도 맡았다. 미국 인텔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3차원(3D) 반도체 소자기술인 '벌크 핀펫'을 개발해 반도체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미국 워싱턴 DC에 있던 19세기 말 대한제국공사관의 문화적 가치와 외교·역사적 의미를 발굴해 재조명하고 공사관이 국가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기여한 분"이라며 "언론과 소통이 원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박 후보자는 정통 언론인 출신으로 분류된다. 중앙일보 편집국장과 편집인을 거쳐 중앙일보 부사장을 지냈고 이후에도 중앙일보 대기자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윤 당선인의 대선후보 시절에는 중앙선대위와 선대본부에서 후보특별고문을 지냈다

윤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조직개편이 예고된 여가부에는 김현숙 특보가 내정됐다. 김 후보자는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현재 당선인 정책특보를 맡아 여가부 폐지, 저출산·고령화 관련 정책 등을 맡고 있다. 윤 당선인은 김 후보자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 영유아 보육, 초등 돌봄 등 가족정책을 설계해왔다"며 "인구 대책과 가족 정책을 중점적으로 다뤄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대구 코로나 창궐 당시 코로나 생활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중증 환자와 일반 중증 응급환자의 진료가 공백 없이 이뤄지도록 운영체계 틀을 잡은 분"이라고 언급했고 이창양 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기술혁신·경제 전문가로 첨단산업에 대한 안목과 식견이 풍부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우리 경제 저성장 극복을 위한 산업 구조 고도화의 밑그림을 그려낼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나머지 인선은 이르면 이번주 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윤 당선인은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이 '송곳 검증'을 예고한 데 대해 "고위 공직의 인선과 검증 기준은 결국 국민들의 눈높이와 국민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며 "더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