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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여기 대학가 맞아?" 신종코로나 여파…'성신여대 거리' 적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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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확진자' 동선…서울 성북구 마트 등 최소 11군데 들러
돈암동 성신여대 대학가 거리 적막감…길거리서 사람 손에 꼽아
패스트푸드 점 앞에서 대기하는 배달노동자들…외식 늘어
질병관리본부,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 환자 15명

[르포]"여기 대학가 맞아?" 신종코로나 여파…'성신여대 거리' 적막감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일대 거리. 인근에 성신여대가 있어 대학가 거리로 불리지만, '5번 확진자'가 이 거리 일대는 다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거리는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한승곤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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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혹시 모르잖아요. 볼 일 있을 때 아니면 밖으로 잘 나오지 않습니다."


2일 오후 '5번 확진자'(33·남) 동선으로 알려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성신여대(보문로) 대학가 일대는 주말임에도 거리가 한산했다.


핸드폰 액세서리 가게, 화장품 가게에는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학가 상권임을 고려하면 특히 더 조용했다. 식당이 몰린 거리에서도 사람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5번 환자' 동선을 돈암동 일대를 기준으로 보면 그는 지난달 26일 다이소 성신여대역점 선호케어 숙소 이마트24 GS25 식자재유통센터 두꺼비마트. 27일에는 돈암동떡볶이 두꺼비마트 럭키마트 28일에는 예쁠레뷰티라인 등을 다녔다.


종합하면 신종코로나 확진 환자는 성북구를 중심으로 최소 11군데 이상을 다닌 셈이다. 그러다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르포]"여기 대학가 맞아?" 신종코로나 여파…'성신여대 거리' 적막감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일대 거리. 인근에 성신여대가 있어 대학가 거리로 불리지만, '5번 확진자'가 이 거리 일대는 다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거리는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한승곤 hsg@asiae.co.kr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성북구 소재 인근 주민들이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이 환자와 접촉했거나 밀접 접촉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거리에서 만난 한 20대 대학생은 "확진자가 이 동네에서 나왔다는 뉴스를 봤다"면서 "그 사람으로부터 누가 전염되고 그런 얘기는 못 들었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근에 있던 또 다른 20대 중반 대학생 역시 "성북구 뿐만 아니라 확진자들이 다는 거리는 좀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식당가 거리를 벗어나 휴대전화 액세서리, 화장품 가게 거리로 들어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삼삼오오 다니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막함 그 자체였다. 특히 20대 초반 여성들이 자주 찾는 한 화장품 가게는 아예 손님을 찾을 수 없었다.


옷 가게 역시 옷을 들춰보거나 가격을 흥정하는 손님들을 볼 수 없었다. 한 50대 남성 자영업자는 "약간 사람들이 좀 뜸하긴 하지만, 이 정도는 아녔다"고 하소연했다.


[르포]"여기 대학가 맞아?" 신종코로나 여파…'성신여대 거리' 적막감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일대 거리. '5번 확진자'가 이 거리 일대를 다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거리는 한적은 모습을 보였다. 한 패스트푸드 점 앞에 배달노동자들의 오토바이가 주차된 모습. 배달 대행 업계 조사에 따르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발생 전후로 주문량이 증가했다. 사진=한승곤 hsg@asiae.co.kr


이날 성북구 일대에서는 유독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노동자를 쉽게 마주칠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 확산에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온라인쇼핑, 음식배달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실제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가 확산했던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평소보다 주문량이 10% 늘었다.


쿠팡은 신선식품 새벽 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 배송이 최대 두 시간 지연될 수 있다고 지난 2일 공지했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달 28일에는 하루 출고량이 역대 최대인 330만 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일일 평균 출고량의 경우 약 170만 건이었다.


마켓컬리는 설 연휴 직후인 1월27일부터 2월2일까지 하루평균 매출 증가율이 19%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주문량은 67% 급증했다.


이날 거리에서 만난 배달노동자 A 씨는 "아무래도 전염병 때문에 외식을 선택하는 손님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체감상으로도 주문량이 좀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학가 거리라서 청년들로 북적여야 할, 한 패스트푸드점은 배달노동자로 붐비고 있었다. 이들은 카운터 한쪽에서 줄을 서 배달주문서를 받아가 나가기를 반복했다.


[르포]"여기 대학가 맞아?" 신종코로나 여파…'성신여대 거리' 적막감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일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 환자가 1일 대비 3명 늘어 15명이 됐다고 밝혔다.


13번째 환자(28세 남자·한국인)는 지난 1월31일 임시항공편으로 1차 귀국한 입국 교민 368명 중 1명이다. 1차 입국교민 전수 진단검사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국립중앙의료원에 격리조치 됐다.


14번째 환자(40세 여자·중국인)는 12번째 환자 가족으로 자가격리 중이었으며,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15번째 환자(43세 남자·한국인)는 1월20일 우한시에서 입국하여 능동감시 중이던 대상자로, 2월1일부터 경미한 감기증상을 호소해 실시한 검사 결과 확진됐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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