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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공소장변경 시 공소시효, 변경된 죄명으로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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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형 가벼운 죄로 공소장변경
변경 전 죄 기준으로 공소시효 따지면 잘못

형사재판 도중 검사의 공소장변경 신청이 받아들여져 죄명이 달라진 경우 공소시효 도과 여부는 변경된 죄명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기소 이후에 검찰이 법정형이 더 낮은 죄로 공소장변경을 신청해 변경한 공소사실에 따를 경우 공소시효가 만료된 이후에 기소가 이뤄졌음이 명백한데도, 법원이 최초 기소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따져 유죄를 선고하면 위법하다는 취지다.


대법 "공소장변경 시 공소시효, 변경된 죄명으로 따져야" 서울 서초구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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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약사법 위반,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먼저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공소장변경 절차에 의해 공소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그 법정형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이 공소시효기간의 기준이 된다고 봐야 하므로 공소제기 당시의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제기 당시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으나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제기 당시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는 공소시효의 완성을 이유로 면소판결을 선고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리고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2심)에서 변경돼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사서명위조죄, 위조사서명행사죄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이므로 형사소송법 제249조 1항 5호에 따라 공소시효의 기간이 5년이다"라며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16년 9월 18일 타인의 서명을 위조하고 이를 행사했다는 것인데, 이 사건 공소는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23년 6월 30일 제기됐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공소시효가 정지됐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소 제기 당시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원심은 공소시효 완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디"며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소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의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약사가 아니면서도 2016∼2021년 경남·충남 등지에서 약사로부터 면허를 대여받아 약국을 운영하면서 의약품을 조제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아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약사법 위반,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지난해 6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의 사기, 약사법 위반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A씨가 2016년 9월 약국 임대차계약서를 위조해 임대인에게 교부했다는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자 검찰은 2심에서 1심에서 무죄가 난 공소사실을 계약서가 아닌 서명을 위조한 것으로 바꾸는 공소장변경을 신청했다. 심리 대상을 좁혀 유죄를 받아내겠다는 취지였다.


법원이 공소장변경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해당 공소사실의 죄명은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에서 사서명위조 및 위조사서명행사로 바뀌었다.


검사의 공소장변경을 허가한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이 무죄로 판단한 공소사실 부분, 즉 사서명위조 및 위조사서명행사 혐의까지 유죄로 판단, 형을 징역 6년으로 늘렸다.


A씨는 2심 판결에 불복, 상고하며 사서명위조죄의 공소시효 완성 여부를 다퉜다.


A씨 측은 항소심에서 공소장변경으로 바뀐 사서명위조 및 위조사서명행사죄의 공소시효는 5년으로, 최초 기소 시점인 지난해 6월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됐는데도 원심이 면소판결을 하지 않고 유죄를 선고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사문서위조죄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2016년 9월 행위에 대해 검찰이 이 죄명을 적용해 지난해 6월 기소한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법정형이 보다 가벼운 사서명위조죄의 공소시효는 2021년 9월 완성됐으므로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이 같은 A씨 측의 상고이유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파기의 범위와 관련 "원심판결 중 사서명위조 및 위조사서명행사 부분은 파기돼야 한다. 그런데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은 '동시적 경합범'으로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 즉 여러 개의 죄에 대해 동시에 판결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미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를 의미하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사후적 경합범'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면소판결이 내려져야 하는 사서명위조 및 위조사서명행사죄까지 유죄로 인정하고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약사법 위반 등 다른 혐의들과 함께 고려해 형을 정했기 때문에, 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다시 판결을 통해 형을 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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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제기 당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면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변경된 공소사실로 봤을 때 공소제기 시점에 이미 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는 면소판결을 해야 한다는 기존 대법원의 입장을 따른 판결이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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