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사법리스크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검찰의 조작 수사의 부당성을 근거로 이 대표의 무죄를 확신했으나, 내부적으로는 유죄 가능성에 따른 당내 미칠 파장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검찰은 공직선거법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 대표에게 징역 2년,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선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부의 1심 선고는 다음 달 15일, 25일 각각 이뤄진다.
민주당이 1심 유죄 선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에는 '사법리스크'가 표면적으로 확대할 경우 여론이 이 대표에 비우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은 2심·최종 판결까지 재판이 이어지면 무죄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대표가 1심 판결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면 대권행보는 물론 당내 리더십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위증교사의 경우 유죄 판결 시 집행유예 등 사실상 실형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하고,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근 이 대표의 무죄를 확신하면서도 "유죄 가능성도 준비를 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당 지도부의 예상과 다르게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표의 1심 유죄 판결 시 판사 탄핵 움직임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치 검찰에 이어 정치 판사가 야당을 옥죄고 있다는 프레임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심 유죄 선고 시 민주당 내부에선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면서 "그 배경엔 대중 여론이 이 대표에게 비우호적인 분위기로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은 야당 대표와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수백 건의 압수수색을 포함한 무차별 수사·기소를 단행하면서 김 여사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은커녕 제대로 된 수사를 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며 "주가 조작·마약 수사 무마 개입 의혹이 있어도 명품백을 받아도 고속도로 특혜 의혹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치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