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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여행·상품권·포인트에 집중한 이유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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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상품, 단가 높고 정산주기 길어
해외 여행상품 대폭 할인행사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 할인 판매
'상테크족' 끌어모아 단기간 현금 확보

큐텐그룹이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위시와 같은 자회사 인수 당시 계열사 티몬·위메프(티메프)의 자금을 끌어 쓰는 ‘자금 돌려막기’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는 티메프가 정산 주기가 긴 여행 상품 판매에 집중했기에 가능했다. 또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자사의 포인트 정책을 통해 자금을 오래 묶어 두는 방법도 동원했다.


6일 e커머스 업계 등에 따르면 티메프는 여행상품 특성상 정산주기가 고무줄처럼 늘어날 수 있어 해당 상품의 프로모션에 더 집중했다. 소비자는 여행 일정보다 최소 한 달 전에 상품을 구매한다. 때로는 반년 전에 구매하기도 한다.

티메프, 여행·상품권·포인트에 집중한 이유 따로 있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왼쪽)와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심문기일에 출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법원은 티몬과 위메프의 회생 신청 이유, 부채현황, 자금 조달 계획 등을 심사할 계획이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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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행상품은 판매일 기준이 아니라 출발일 기준으로 구매 확정이 돼 대금 정산이 이뤄진다. 소비자가 1월에 여름휴가를 목적으로 7월 출발 상품을 예약했다면 여행사는 익월 정산기일에 맞춰 정산금을 받는다. 이 경우 티메프는 여행사에 지급해야 할 대금을 6개월 이상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티메프는 여행상품 판매에 적극적이었다. 티메프의 여행상품은 각종 프로모션으로 경쟁사의 상품보다 5% 내외로 저렴했는데, 여행상품은 단가가 커 할인율이 1%라도 더 높으면 소비자가 몰리는 구조다. 이런 구조 탓에 현재까지 확정된 티메프 미정산 집계 금액 2300억원 가운데 여행 관련 미정산금이 1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티몬은 이번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까지도 홍콩, 마카오 관광청 등과 협업한 할인 상품 등을 잇달아 판매하는 등 프로모션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번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달 6일 하루에만 티메프의 카드 결제액은 897억1000만원으로 추산됐다. 지난 6월17~30일 일평균 결제 금액(167억원)의 5배가 넘는다.


티메프가 판매업체 정산금을 돌려막기에 사용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에는 포인트 시스템이 있다. 티몬의 경우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인 ‘티몬 캐시’를 최대 10% 할인해 판매했다. 4만5000원으로 티몬 캐시 5만원권을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는 이른바 '상테크족'을 끌어모았다. 상테크는 상품권을 싸게 사서 포인트로 바꿔 이득을 남기는 것을 뜻한다. 5만원짜리 외식 상품권을 10% 할인한 4만5000원에 판매하면 소비자는 앞서 10% 할인받아 구매한 티몬캐시로 상품권을 구매해 1만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티메프는 상품권 할인 프로모션에도 적극적이었는데, 부족한 현금을 단기간에 확보기 좋은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또 티메프는 모바일 상품권 등 환불을 포인트로 지급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상품권의 경우 해당 앱에 상품권을 등록하지 않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 환불이 되는데, 환불금을 포인트로 지급했다. 소비자가 포인트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결국 결제금은 티메프가 보유하고 있게 되는 구조다.


2022년 티몬 감사보고서를 보면 포인트충당부채는 1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 위메프의 포인트충당부채는 3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고객이 사용하지 않은 포인트를 뜻한다. 회계상 미사용 포인트는 부채로 인식되지만 티메프에는 유동 자금이나 마찬가지다. 또 소비자가 포인트를 사용하면 매출로 인식돼 기업 규모를 부풀리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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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규모 정산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메프는 법원 승인에 따라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에 들어간다. ARS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앞서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에 자율적인 구조조정 협의가 이뤄지도록 법원이 지원하는 제도다. 분쟁을 빠르고 원만하게, 최소한의 비용으로 해결하려는 취지다. 회사 측과 채권자는 필요에 따라 이 기간을 한 달씩 늘려 최대 3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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