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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눈물…4년 만에 다시 역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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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질 GDP 감소치
민간소비 줄어 예상 웃돌아
도요타 생산 중단도 타격

기존 상승 예측 뒤집고
올해 일본 GDP 성장률 감소 전망

복잡해진 일본은행 셈법
금리 올리자니 경기침체 가속화
가만히 있자니 엔화 약세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첫해인 2020년 이후 4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본 경제가 다시 경기 침체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되자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일본 중앙은행은 고심에 빠졌다. 적극적인 긴축 행보를 보이자니 경기 침체가 가팔라질 것으로 보이고, 그렇지 않다면 엔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일본 올해 경제성장률 4년 만에 역성장 전망
일본의 눈물…4년 만에 다시 역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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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BNP파리바, SMBC닛코증권은 올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각각 0.4%, 0.3%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올해 일본 GDP가 소폭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 예측을 뒤집었다. 일본의 올해 GDP 역성장이 현실화한다면 2020년(-4.2%) 이후 4년 만에 경기 침체가 재현되는 것이다.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이유는 일본의 1분기 실질 GDP 감소치가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앞서 1일 올해 1분기 실질 GDP가 연율 환산 기준으로 2.9%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개정치(-1.8%)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일본 실질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해 3분기(-0.9%)에 이어 두 분기 만이다.

회복세 더딘 민간소비 위축

가장 큰 요인은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위축된 탓이다. 엔저가 장기화한 데 따라 수입물가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임금 상승은 그만큼 뒷받침되지 않아 국민 소비 여력은 줄었다. 여기에 순 수출까지 감소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1위 도요타의 품질 인증 부정행위 발각에 따른 생산·출하 정지 여파다. 일본 정부의 도요타 3개 차종 생산 중단 조치는 당초 지난달 종료 예정이었으나 이달 말까지 연장된 상태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일본 2분기 GDP가 큰 폭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사라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일본에서는 개인 소비가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최근 달러당 엔화 환율이 161엔을 웃돌며 37년여 만의 ‘슈퍼 엔저’에 직면해 있다. 경제 성장의 관건인 임금 인상을 통한 소비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복잡해진 일본은행 셈법

일본의 하향 조정된 경제성장률 전망은 일본은행(BOJ)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BOJ는 이달 31일 예정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지난 3월에 이어 또 한 번 금리를 인상하거나, 월 6조엔 규모의 국채 매입 규모를 어느 정도 축소할지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BOJ가 기록적인 엔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효과적인 긴축 방안을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긴축 조치가 경기 침체를 가속할 수 있다는 게 딜레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령화율을 자랑하는 일본은 한 번 경제 타격이 오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 일본의 장기 침체를 뜻하는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주요 이유다.


닛케이는 “BOJ가 실질임금의 플러스 전환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금리 인상을 서두르는 것은 성급한 결론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요시키 신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추가 긴축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지만, 일본 GDP 성장률만 보면 이는 어색한 움직임으로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BOJ가 추가 긴축 방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엔화 가치 하락은 지속될 전망이다. 뱅가드의 알레스 쿠트니 국제금리책임자는 “BOJ가 국채 매입 규모를 (시장 기대치가 아닌) 소폭 축소한다고 발표한다면 시장의 실망이 커져 엔화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달러당 엔화 환율이 170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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