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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美, 업계 하소연 전화 한 통이면 해결…韓 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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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美, 업계 하소연 전화 한 통이면 해결…韓 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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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에게 전화 한 통이면 해결 가능합니다."

미국 코네티컷주 폴 라보이 제조업 책임자(CMO)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제조업을 즉각적으로 대변할 정부 측 고위 인사가 필요하다"며 "다른 주(州)에는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코네티컷주에는 ‘항공앨리’라 불리는 미국 최대 항공엔진 산업 클러스터가 있다. 글로벌 항공엔진 3대 강자 중 한 곳인 프랫앤드휘트니(P&W)를 포함해 이곳에 자리한 항공엔진 및 부품 제조업체들은 제2차 세계대전 전후 급성장하며 주정부를 먹여 살렸다. 부침도 있었다. 미국 제조업은 1980년 이후 수십년간 쇠퇴의 길을 걸었다. 공장을 접고 인건비가 싼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로 이전했다. 코네티컷주 항공엔진 산업도 타격을 받았다. 수주가 급감했고 인력들은 떠났다. 같은 날 만난 리즈 리네한 코네티컷주 하원의원이 "15년 전만 해도 인재 이탈이 주정부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말할 정도다.


지역 경제를 살린 건 주정부다. 파격적인 세제 지원에 잇달아 나서면서 기업들을 붙잡았고 현재 코네티컷주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항공엔진 산업에서 창출하고 있다. 코네티컷주는 2014년 항공산업 재투자법을 제정해 1억달러(약 1300억원) 이상 재투자하면 대규모 세액공제 혜택을 줬다. 2019년 전무후무한 ‘제조업 책임자’라는 직책까지 만든 것도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주정부의 노력이었다. 또 일자리를 창출하면 최대 50%의 급여세를 환급해주고, 설비투자하면 세금 6.35%를 감면해준다. 새 제조시설 도입 시 최대 10만달러 지원, 전력효율화 설비 도입 시 최대 80만달러를 준다.


라보이 CMO는 "제조업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보조금"이라며 "주정부에 상환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리네한 하원의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코네티컷에 있는 다른 기업들의 등대"라면서 치켜세우기도 했다.


코네티컷주가 항공엔진 기업을 대하는 자세와 방식에서 국가항공산업단지를 조성 중인 우리가 배울 점은 많아 보였다. 우리 정부는 우주항공 강국을 꿈꾸며 수조원대 자금을 투입해 관련 산업 생태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유일 항공엔진 전문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수십여개의 업체들과 함께 항공엔진 분야 생태계를 조성해 첨단 독자 엔진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무인기와 민항기 엔진을 추가로 개발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


P&W는 코네티컷주에서 항공엔진 제작사로 지역경제 중추를 담당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독자 엔진 개발에 성공해 빅4 반열에 오르면 한화 사업장이 있는 경남 창원에서 P&W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는 경제적 이득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전체적으로는 국가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선순환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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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엔진은 기술 개발과 설계에 크게 의존하는 산업으로,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기업 혼자 끌고 가기엔 벅차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일각에선 대기업 지원을 두고 인색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 확보에 대한 지원을 특혜 시각에서 바라봐선 안 된다. 방사청은 이제 막 첨단 항공엔진 개념설계 사업을 시작했고 한화와 두산이 경쟁 입찰에 들어갔다. 투자는 타이밍이다. 너무 늦지 않길 바란다.




체셔(미국)=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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