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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 정원과 함께 하는 삶, 평생 직업으로도 가능[시니어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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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 정원과 함께 하는 삶, 평생 직업으로도 가능[시니어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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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국립현대미술관에 특별한 전시가 열렸다.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For All That Breathes On Earth)'를 위해 최초로 전시장 바닥을 진열장화했다. 조경가가 허리를 구부리고 땅에서 보낸 시간을 관람자들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들은 꽃을 심을 때 꽃이 어느 뱡향으로 피어날지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는데, 그런 일 하는 태도를 전시의 형식에 담았다고 한다. 영화 '땅에 쓰는 시'도 개봉했다. 모두 국내 1세대 조경가이자, 여성 1호 국토개발기술사인 정영선(1941년생) 이야기다.


농촌진흥청의 농업용어사전에 따르면 조경가는 ‘효과적이고 보건적이며 안전하고도 쾌적한 이용을 제공하기 위해 공간과 목적물(objects)을 갖추면서 토지를 편성하는 기술자이며 과학자’이다. 국내 최초의 재활용 생태공원인 선유도 공원과 제주 식물이 자리 잡은 오설록 티뮤지엄, 경춘선 숲길 등 수많은 정원이 그녀의 손에서 태어났다. 그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왜 조경가가 땅을 연결하는 사람이고, 사계절을 상상해 구현하는 사람인지 느낄 수 있다.


봄에는 꽃과 나무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화려하게 알록달록한 색을 자랑하던 꽃들이 점차 푸릇푸릇하게 변하고 있는 계절이다. 어려서는 4월5일 식목일마다 나무를 심으러 갔다. 당시에는 분명 공휴일임에도 친구들과 묘목을 잡고 선생님이 삽으로 흙을 덮은 기억이 생생하다. 여고 시절 가사실습 수업에서는 진달래 화전을 만들었다. 강원도가 고향인지라 항상 자연이 가까웠음에도 10년 전 전라도에서 처음 세계의 정원을 접했을 때 색달랐다. 그간 나무와 숲은 자연이 만드는 것이라고만 여겼는데, 순천만 정원박람회에서 만난 정원(庭園, garden)은 ‘꾸며진 곳’였다. 사람의 개성과 나라별 특징이 들어있기도 했다. 작년 이맘때쯤 싱가포르에 출장을 갔다가 공항 안에서 쥬얼 창이(Jewel Changi)라는 40m 높이의 폭포와 거대한 숲을 만났다.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식물 120종과 나무 2500그루, 10만개의 관목을 디자인해서 공항을 ‘거쳐 가는 곳’에서 ‘머무는 곳’으로 바꿨다. 중동으로 가는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수많은 가족 관광객들이 오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지만, 식물과 나무들에 물을 주고 환경을 미화하는 사람들은 시니어였다.


인생3막, 액티브 시니어를 위해 ‘평생 현역’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추천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숲 그리고 정원과 관련된 일이다. 이전 시니어 트렌드 칼럼에서도 숲해설가를 정년이 없는 일거리로 소개했었다. 산림청과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숲에서 일하는 100가지 방법’이라는 산림일자리 안내서를 내기도 했다. 책은 200장이 넘는데 다양한 일자리와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해 참고할 만하다. 숲해설가는 물론이고 산림치유지도사가 되는 방법이나 목재, 임산물 생산 관련 일이다. 대부분 월 100만원 전후의 수입으로 아이들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몸이 따라준다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이 중에서도 조경기능사는 국가기술자격증이라, 관련학과 졸업생이거나 실무경력이 4년 이상인 경우 시험을 볼 수 있다. 해당되는 조건이 없다면, 학점은행제를 이수하는 방법도 있다. 조경학과는 졸업을 하더라도 철학과 경력이 쌓여야 하며 대우도 천차만별이라 정원관리사도 고려해볼 만하다. 다른 말로는 원예사라고도 부르는데, 정원 또는 뜰을 만드는 사람이란 뜻이다.


시니어 세대는 다시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정년이 보장되는 곳도 흔하지 않지만, 퇴직 후에도 삶은 30년 이상 이어지는 경우가 보통이다. 필자는 정원을 생각한다. 인공지능(AI)에 시니어가 정원을 가꾸면 좋은 점에 대해 물었다. 첫째는 심신 건강에 모두 도움이 된단다. 움직여야 하는 일이라서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면서도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여 정신 건강에도 이점이 있단다. 둘째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 기회가 있고, 사회적 상호 작용을 이어나갈 수 있단다. 셋째는 정원을 가꾼다는 목적의식이 일에 대한 성취감과 자부심, 의미를 부여한다고 한다. 덤으로 치매를 예방하고 신선한 채소를 섭취할 수 있어 전반적인 웰빙에도 도움이 된단다.


코로나 전후로 전 세계는 웰니스(웰빙Well-being에 행복happiness과 건강fitness을 합친 용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관계된 일거리와 할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원주에는 ‘흙처럼아쉬람’이란 곳에서 흙집을 짓는 법을 알려준다. 재무설계 강의를 하러 가곤 하는데 매번 가득 찬다. 회차별로 시니어세대가 80% 정도, 청년들이 20% 정도 되는 것 같다. 일에 매진한 수십년 동안 건강이 나빠져 회복을 위해 집짓기를 계획하는 시니어 세대도 있지만 자연이 좋고 자신만의 생활을 개척하려는 청년들도 눈을 반짝이며 참가한다. 시니어에게 추천하는 이유는, 자연과 관련된 일이 세대를 초월한 유망 업종이기 때문이다.


대문호 헤르만 헤세는 작가이면서 화가였고 생계를 위해 포도 농사를 지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정원 가꾸기를 사랑하여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라는 글 모음집도 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사회에서도 정원을 통해 삶의 원동력과 통찰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시니어의 희망 사항 중에는 항상 자연과 함께하고 싶다는 내용이 있다. 앞서 소개한 한국 조경의 대모 정영선의 최근 인터뷰를 전하고자 한다. “조경은 땅에 쓰는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고,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가슴이 뛰듯, 우리가 섬세히 손질하고 쓰다듬고 가꾸는 정원들이 모든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치유와 회복의 순간이 되길 바랍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통해 활력있는 시니어, 자연 속 정원과 함께하는 세월이라니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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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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