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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소울메이트 발굴 가능?"…데이팅앱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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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선 절반이 데이팅앱으로 만나
사용자 빠르게 늘지만,
상대 찾을 때 도움?"과학적 근거 없어"
중독성 높은 기능 때문에 소송 걸리기도

세계적으로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앱을 활용해 마음이 잘 맞는 짝을 찾을 수 있는지를 놓고 효과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학계는 온라인으로 만난 커플이 대면으로 만난 커플보다 관계를 오래 이어 나가는지, 더 행복한지 등을 사실상 파악하기 쉽지 않고, 데이팅앱이 소울메이트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가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없다고 본다.

"온라인서 소울메이트 발굴 가능?"…데이팅앱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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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데이팅앱이 소울메이트를 찾는 데 도움이 될까'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업계를 장기간 분석한 학계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는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현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데이팅앱 산업은 컴퓨터 시대 도입과 함께 1995년 매치닷컴 설립 이후 30여년간 산업 규모가 빠르게 커져 사회적 현상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데이팅앱 트렌드를 연구, 분석해온 마이클 로젠펠트 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온라인으로 데이트하는 방법이 친구나 직장 등에서 상대를 찾는 전형적인 방식을 꾸준히 대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8월 포브스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적극적으로 데이트 상대를 찾은 미국인 5000명 중 45%가 데이트 상대를 찾을 때 데이팅앱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미국 성인 10명 중 3명은 데이팅 앱이나 사이트를 이용한 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도 약 8000만명이 데이팅앱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3대(틴더, 위피, 글램) 데이팅앱 설치자수는 지난해 8월 기준 100만명 이상이었다.


전 세계인이 데이트 상대를 만날 때 데이팅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실제 본인과 딱 맞는 상대를 찾고 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10년간 데이팅앱을 연구해온 미국 사회학자 엘리자베스 브루크 미시건대 교수는 "(데이팅앱이 소울메이트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가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데이팅앱 업체들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진 않다고 말하면서도 "무엇이 좋은 관계를 만드는지, 좋은 관계를 만드는 화학 반응이나 장기간 상호작용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아무도 모르지 않냐"고 분석했다.

"온라인서 소울메이트 발굴 가능?"…데이팅앱의 사회학

실제 지난 1월 미국에서는 온라인으로 배우자를 만난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배우자를 만난 사람들보다 결혼 생활에 대해 만족감이 살짝 낮고 안정감도 다소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온라인 데이팅 경험에 따른 문제라기보다는 데이팅앱을 통해 만날 경우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이 만나는 식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겨 발생하는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데이팅앱 업체들은 적절한 데이트 상대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는 이유로 이용자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용자의 학력, 재산, 임금 등을 비롯해 정치적 성향이나 노조 가입 여부, 성적 선호도와 같은 민감한 정보까지 확보하기도 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그러나 수많은 정보에도 적절한 데이트 상대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브루크 교수가 인터뷰한 한 여성의 경우 데이팅앱으로 상대를 찾기 위해 프로필 4만개 이상을 샅샅이 살폈으나 마땅한 상대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프로필 1개를 보는 데 드는 시간이 3분이라고 하면 상대를 찾는 데만 쓴 시간이 2000시간, 12주가 소요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데이팅앱이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중독성 높은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상태다. 데이트 상대를 찾는 과정에서 마치 게임을 하는 듯 보상을 주는 등 게임 요소가 많이 가미된 것이 중독성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데이팅앱 사용자 6명이 틴더, 힌지 등 데이팅앱 업체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도파민을 자극하는 기능을 활용해 데이팅앱을 계속해서 사용하게끔 만들어 "이용자들을 심리적 보상을 찾아다니는 데 혈안이 된 도박꾼으로 만든다"고 비판했다.



런던컬리지오브커뮤니케이션의 리 맥키넌 강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서비스가 업체의 이익을 위해 돌아가고 있다고 느낄 때 큰 배신감을 느낀다. 하지만 실제 우리는 디지털 업체의 이익이 되고 있다"며 "우리는 그 자체로 상품이 됐고 우리 개인의 삶, 사랑, 그리고 가장 은밀한 정부까지 자본화됐고, 상품이 됐다"고 지적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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