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 오후 들어 가치 급등…"당국 개입 가능성"

반짝 효과 관측도

기록적인 엔저 현상이 지속되며 29일 오전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160엔을 돌파했다가 다시 4엔 넘게 급락했다.

이에 대해 현지 매체 교도통신은 시장 관계를 인용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시적인 엔화 강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10시 반께 달러당 160엔 선을 넘었다(엔화 약세). 이는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BOJ가 지난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미·일 간 높은 금리 차가 계속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엔화 매도세가 더욱 가속화됐다는 평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엔화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오후 들어 엔화 매입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보였다. 오후 1시께부터 약 한 시간에 걸쳐 4엔 넘게 떨어지며 155엔 초반까지 하락했다. 일본 당국은 최근 급격한 엔화 약세에 구두 개입에 나섰음에도 엔화 가치 추락을 막지 못하자 실제 엔화 매수, 달러 매도를 통한 개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시장은 당국의 외환시장 직접 개입이 '반짝 효과'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일본 당국은 2022년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웃돌자 세 차례에 걸쳐 외환시장 직접 개입에 나서며 이듬해 1월 130엔까지 떨어지는 등 엔화 강세 기조가 보이는 듯했으나 이후 상승세를 막지는 못했다.

엔화는 이날 유로화와 비교해도 약세를 보였다. 엔·유로 환율은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고인 171엔대까지 올랐다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