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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투표용지가 무효표 급증 원인? 역대 선거 분석해보니[뉴스설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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⑭준연동형 이후 무효표 급증 '사실'
막말 논란 지역구 무효표 ↑ 특징
정치적 항의 의미 크지만, 기표 실수 가능성도
16~20대 대선에선 무효표율 1% 미만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운 4·10 총선 무효표의 주범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눈총을 받고 있다. 정당 개수와 함께 투표용지 길이가 늘어나면서 유권자의 혼란이 가중된 탓에 무효표가 늘어났다는 분석 때문이다. 역대 선거 무효표 수를 토대로 비교해보면 투표용지 길이가 무효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51㎝ 투표용지가 무효표 급증 원인? 역대 선거 분석해보니[뉴스설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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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효표는 유효한 기표로 인정되지 않는 표를 말한다. 투표장에 가지 않는 기권(무투표)과 달리 정치권에 대한 엄중한 경고와 비판, 항의의 의미가 담겨있다. 둘 다 특정 후보자의 득표수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은 같지만, 무효표의 경우 유효 투표로 집계되기 때문에 유의미한 정치 분석 자료로 사용된다.


이번 총선에서도 무효표가 정치인 도덕성 논란, 꼼수 위성정당 재연, 극단적인 진영 대결 등에 대한 비판, 항의의 의미로 표출됐다. 실제로 후보자들이 막말 논란으로 빈축을 샀던 경기 수원정에서는 1·2위 후보 간 표 차이보다 무효표 수가 많았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를 불과 2377표 차로 앞질렀는데, 이는 무효표(4696표)의 절반 수준이다. 무효표 중 일부가 이 후보를 향했다면 당락이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두 후보는 각각 '이대생 성 상납', '대파 한뿌리' 발언 등으로 설화를 빚은 바 있다. 지난 총선을 살펴봤을 때도 이례적인 숫자다. 수원정 지역구에서는 ▲21대 1397표 ▲20대 940표 ▲19대 1271표 등으로 1000표 안팎의 무효표가 나왔다.


'편법 대출' 논란을 겪은 양문석 민주당 당선인이 뽑힌 경기 안산갑에서도 인근 지역보다 많은 2308표의 무효표가 나왔다. 안산을과 안산병의 무효표는 각각 1789표, 1367표로 집계됐다. 유권자들의 분노와 실망이 무더기 무효표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51㎝ 투표용지가 무효표 급증 원인? 역대 선거 분석해보니[뉴스설참]


유권자의 혼란이 무효표 급증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여러 비례정당이 난립했고, 이에 따라 투표용지가 길어지면서 기표 실수가 늘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행의 1인 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선거권자 1인이 지역구 후보자와 지지 정당에 각각 투표하는 방식)가 처음 실시된 17대 총선 당시 비례대표 정당은 14개(투표용지 길이 24.7㎝)였지만 이후 ▲18대 15개(26.0cm) ▲19대 20개 (31.2cm)▲20대 21개(33.5cm)로 차츰 개수가 늘어났다.


특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실시된 21대 총선에서는 정당 개수가 35개(48.1cm)로 대폭 증가했는데, 이 시점에 무효표 수가 67만표에서 123만표로 1.8배 수준이 됐다. 1~2%대를 유지하던 무효표 비율(전체 투표수 대비 무효표 수) 역시 21대 총선에서 4.2%로 뛰었다. 38개의 정당이 이름을 올린 이번 총선에서도 131만표의 무효표가 나와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17대 총선 무효표(30만표)의 약 4배로, 의석 2개를 확보한 개혁신당 득표(103만표)보다도 많은 셈이다.



51㎝ 투표용지가 무효표 급증 원인? 역대 선거 분석해보니[뉴스설참]

대선은 총선보다 무효표가 적은 경향을 보인다. 출마자의 수가 10명 안팎으로 비례대표제 투표보다 기표 실수 가능성이 작다. 무효표 비율이 역대 최대였던 15대 대선을 제외하면 ▲16대 0.89% ▲17대 0.50% ▲18대 0.41% ▲19대 0.41% ▲20대 0.9% 등으로 모두 1% 미만이다.


대선에서도 무효표가 1·2위 후보 간 득표 차보다 많은 사례가 있었다. 1997년 치러진 15대 대선 당시 무효표는 40만195표였는데, 이는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득표 차(39만557표)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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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인 20대 대선에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민주당 후보 간 표차(24만7077표)보다 무효표(30만7542표)가 많았다. 당시 직전 대선(13만5773표)의 2.3배에 달하는 무효표가 나온 데에는 투표용지 인쇄 이후 이뤄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의 후보직 사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장에서 용지를 인쇄하는 사전투표와 달리 본투표는 미리 인쇄된 투표용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기표란에 별도의 '사퇴' 표시가 없어 기표 실수를 겪는 유권자가 있었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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