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로 보험료 인상·기금 고갈 등 걱정
그럼에도 57%는 “다른 노후 준비 없어”
20·30세대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국민연금을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인상과 기금 고갈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14일 ‘미래사회 성평등 정책의 도전과제: 초고령·4차 혁명 사회의 여성 노후소득 보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설문은 지난해 7월 20∼30대 1152명(남성 600명·여성 55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75.6%는 ‘국민연금제도를 불신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는 만 35∼39세(78.8%)가 가장 높았고, 만 30∼34세(77.9%), 만 25∼29세(75.8%), 만 20∼24세(67.8%) 등 나이가 올라갈수록 불신감도 비례하는 양상이었다.
불신감이 가장 낮은 집단은 20대 여성(69.2%)이었고, 불신감이 가장 높은 집단은 30대 여성(80.2%)이었다.
그러나 이런 불신감에도 ‘국민연금 이외에 별도의 노후 소득을 준비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56.8%로 전체의 절반이 넘었다. 이는 여성이 58.4%로, 남성(55.2%)보다 다소 높았다.
노후 소득을 준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43%가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음’을 꼽았다. ‘소득이 적어서’(25.2%), ‘과도한 주거비 지출 때문’(9.4%), ‘고용상태가 불안정해서’(7.4%) 등이 뒤를 이었다. 20·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은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음’을 1순위로 꼽았으나, 30대 여성은 ‘소득이 적어서’를 1순위로 택했다.
국민연금 이외에 노후소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498명 중 62.7%(복수응답)는 ‘예금·적금’을 들었다. 이어 ‘개인연금 가입’(56.4%), ‘주식·채권·펀드·가상화폐 투자’(52.2%), ‘퇴직연금’(36.9%) 등의 순이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63.3%)은 ‘주식·채권·펀드·가상화폐 투자’를, 여성(68.3%)은 ‘예금·적금’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국민연금을 불신하는 이유로는 ‘인구감소(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내가 내야 하는 보험료가 계속 인상될 것 같아서’가 89.3%로 가장 많았다. ‘노후에 받게 될 금액이 너무 적을 것 같아서’(86.3%), ‘기금이 고갈돼 노후에 국민연금을 받지 못할 것 같아서’(82.6%)가 그 다음이었다.
또한 73.3%는 ‘국민연금 개혁에 청년세대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했고, 62.4%는 기금운용의 불투명을 우려했다.
연구진은 “향후 국민연금 개혁 시 20·30세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처를 할 경우 논의 과정에서 이들을 포함하고, 공식적인 차원의 충분한 설명과 설득이 수반돼야 한다”며 “동시에 노후 소득 준비에서 불리한 집단의 소득 보장을 위한 연금 개혁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